‘건강보험카드(스마트카드) 사업은 민자 유치 방식보다 정부가 직접 투자하고 사업의 주체와 운영권은 공공기관이 맡는 것이 타당하다’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의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비록 사업 시행에 필요한 자본 유치방식은 당초 복지부 의도와 배치되긴 하지만 세부적인 시스템 구축 단계, 제도 보안, 소요 비용 등 건강보험카드 사업과 관련된 ‘정부 청사진’이 담겨져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게다가 복지부는 최근 건강보험카드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한 발 물러선 채 실무적인 권한을 국민건강보험공단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전자카드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박태영)이 재단법인 한국의학연구소(소장 이해선)에 올 연초 연구용역을 의뢰, 6개월간의 작업끝에 최근 완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 관련 허위 부당청구를 막기 위해선 ‘인터넷 기반의 전자카드 시스템’으로 구축하고 이 시스템 구축으로 이익을 얻는 주체가 정부인 만큼 비용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또 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카드를 발급하고 처방전과 진료내역 등 데이터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화모뎀(전용선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급여청구 외에는 부가기능이 없으며, 민간 자본을 도입할 경우 개인 건강정보의 유출과 함께 민간 사업자가 초기투자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수익만을 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전자카드 시스템 도입에 따른 보험재정의 절감비용은 연간 3484억∼2조1882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시스템 구축에 드는 전체 사업비용은 올 5월말 현재 시장 가격을 기반으로 조사했을 때 약 197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건강보험카드는 1인 1카드 소지를 원칙으로 해 현재 주민등록증이 없는 18세 이하도 포함시키고 건강보험 외 다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드의 용량은 16 이상이며 수록될 내용은 처방전(1∼3회 분량), 인증보안알고리듬, 주민등록번호, 성명 등과 스마트카드 국제 규격인 ISO TC 215의 표준을 따름으로써 국내외에서도 사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카드를 본격 도입하는 시기는 오는 2003년초로 전망했다. 시스템 도입 이전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정부, 시민단체, 의료기관, 학계 등이 망라된 태스크포스 또는 상설자문기구를 설립, 사업의 관리·감독을 맡길 것으로 제안했다.
시범 사업은 우선 발행 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은 8 용량의 스마트 카드로 3∼6개월간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실시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하고 이 시기에 필요한 부분에 한해서 민자형태로 자본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자통신연구원이 다기능으로 쓸 수 있는 자바 기반의 스마트카드(32 ) 기술을 개발완료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측에 내년말까지 기술이전을 완료, 생산에 돌입하고 정보통신부는 건강보험카드 사업과 관련, 1000억원 규모를 복지부측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