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하이파테크니온단지, 프랑스의 소피아과학단지, 영국의 웨일스산업단지.
유럽의 대표적인 첨단산업 연구단지들이다. 이곳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 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연구단지들은 각각의 방법을 통해 성장해 왔다. 이스라엘의 하이파테크니온 단지에서는 ‘다이모테크’라는 회사가 창업자의 기술을 심사해 산업통상부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일을 맡고 있는데 전문가들이 철저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심사과정에서 마찰이 없고 자금유치 성공률도 50%가 넘는다고 한다. 정부 역시 일단 지원이 결정되면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자유로운 연구개발을 돕기 때문에 창업 및 입주가 줄을 잇고 있다.
프랑스의 소피아과학단지는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발전한 경우다. 단지 주변 5개 마을의 대표와 인근 니스상공회의소가 운영하고 있는 이 단지에 입주하면 땅 무상임대와 함께 지역고용 창출시 현금지원도 해준다.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현재 400여개의 기업에서 1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광업을 기반으로 했던 영국 웨일스산업단지 역시 주정부 산하기관인 웨일스개발청(WDA)이 주축이 돼 국내외 기업들을 적극 유치했다. 공장부지나 건물 등을 헐값에 임대해 주고 입주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 들어온 인력들은 다시 나가지 않는다.
이렇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연구개발 분위기 조성을 통해 국내외 기업들을 유치한 유럽의 첨단산업 연구단지들은 이제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
테크니온대학, 니스공대, 웨일스대학 등 단지 주변의 대학들이 첨단기업들과 함께 연구하고 성장하면서 이제는 대학 자체가 국제경쟁력을 가진 인재들을 키워내고 있기 때문에 해외 유명기업들이 우수인력을 찾아 스스로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구개발 중심지’로의 방향전환을 위해 ‘첨단산업 연구개발단지’를 육성해야 한다. 첨단기술의 최전선에 서있는 기업들의 연구소를 국내에 유치해 함께 연구함으로써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급격히 변하는 세계의 기술추세에 발맞춰야 한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