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방송 업계는 올 상반기 ‘대박의 꿈’보다는 생존을 위한 수익모델 찾기에 부심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인터넷방송국 설립 바람은 올들어서도 러시를 이뤄 지난 1분기에는 900여 업체에 이르기도 했다. 이후 경기불황을 타고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신규업체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1000여개에 달하는 인터넷방송이 시청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업체수 증가의 이면에는 서비스 중단 업체 속출이라는 어둠의 그늘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1000여개 인터넷방송국 중 매주·매월 단위로 정기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업체수는 많아야 500여개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전체의 반이 넘는 수가 ‘개점휴업’ 상태라는 설명이다.
침체의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하강에 따른 인터넷 광고 시장의 불황을 꼽고 있지만 광고 외에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데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결국 수익모델 창출에 실패한 인터넷방송들은 올 하반기를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등 연내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이들은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크레지오, iMBC, SBSi 등 지상파의 방송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는 지상파방송 자회사 및 휴먼캐스트, 한국TV, 오아이오TV 등 성인 인터넷방송국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을 올려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SBSi의 경우 인터넷영화와 광고를 결합한 PPL(Product In Placement), e메일 마켓팅, 드라마와 연계한 쇼핑몰 사업 등 마켓팅 에이젼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상반기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는 못미치지만 크레지오와 iMBC도 20∼3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하반기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성인 인터넷방송국들도 업체수가 증가하면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계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0여 업체 중 선발 5∼6개 업체는 올 상반기 중 약 20∼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위 10여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30여 업체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인터넷방송의 화두는 ‘수익모델 창출’이다.
가장 먼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방송콘텐츠 인터넷 VOD서비스의 유료화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이미 오는 9월 1일부터 EBS의 교육콘텐츠를 유료화하기로 했으며 SBSi는 이르면 9월 중 SBS TV·라디어의 뉴스·드라마 등 방송콘텐츠를 유료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iMBC와 크레지오 등도 내부적으로 유료화 방침을 정하고 그 시기와 방법을 저울질하고 있다.
성인 인터넷방송국들은 콘텐츠의 차별화와 다양화를 통해 수익기반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하고 플래시애니메이션·인터넷만화 등 콘텐츠 보강에 나서고 있다. 그외 많은 인터넷방송국들도 각자 자사의 콘텐츠의 특성을 살린 수익모델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수익모델 찾기에 성공한 업체와 실패한 업체 사이의 극명한 명암이 확실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