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정보보안기업’은 정보보안업체 경영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목표다. 최근 해킹·바이러스 등 정보화 역기능에 의한 피해가 확산되면서 정보보안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해킹기법이나 바이러스 기술이 날로 체계화되고 영악해지면서 방화벽·침입탐지시스템(IDS)·공개키기반구조(PKI)·바이러스 백신·보안 컨설팅·관제서비스 등을 효과적으로 결합한 종합보안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보안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보안 컨설팅을 통해 해당 기관에 적합한 솔루션을 구축하고 체계적인 관리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큐아이닷컴과 안철수연구소는 이 같은 산업적 요구에 의해 자연스럽게 등장해 자리잡아가고 있는 종합보안업체다. 시큐아이닷컴이 창립 때부터 종합보안업체를 표방하고 나왔다면 안철수연구소는 바이러스 백신업체로 출발해 인수합병(M&A) 및 지분출자를 통해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함께 양사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오경수 사장(시큐아이닷컴)과 안철수 사장(안철수연구소)은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오 사장이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인재다. 대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벤처기업의 성패는 인재 유무가 좌우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오 사장은 82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입사해 18년 동안 정보 관련 업무만 담당해온 정보통이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에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주식이나 급여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라는 게 오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이는 오랜 대기업 생활에서 베어나온 것이기도 하다.
또 직원 모두가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표이사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직원들 자리에 직접 찾아가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사소한 의견이라도 최대한 반영한다. 특히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축구·당구·노래 등을 즐기는 덕분에 사내에서는 CEO가 ‘Chief Entertainment Officer’로 해석될 정도라고.
반면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은 바이러스 백신인 ‘V3’로 잘 알려진 유명인사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학도지만 지금은 기업이나 기관의 정보를 해킹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는 보안관으로 변신했다.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모범생 스타일의 안 사장이 갖고 있는 경영원칙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키우는 것’이다. 이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PC 보안·보안 컨설팅·관제서비스·무선보안·PKI 등 각종 분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사업 전개 방식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는 스스로 타고난 경영자 타입은 아니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회사에서도 사장으로서 지시하기보다 나 스스로 행동으로 보여 주려는 솔선수범형이다.
그는 또 직원을 아랫사람이나 종업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회사의 장기적 비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회사에 일방적으로 헌신하는 것보다는 회사를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로 활용하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