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더글로브닷컴 사이트 폐쇄

【본지특약=iBiztoday.com】닷컴업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간판스타로 부상한 온라인 미디어업체 ‘더글로브닷컴’이 오는 15일부터 사이트를 폐쇄하고 현재 남아 있는 인력의 절반을 해고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98년 606%라는 기록적인 주가 상승폭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주식시장에 등장, 닷컴 열풍을 일으킨 더글로브닷컴은 닷컴 거품현상의 대표적인 희생자로 전락하게 됐다.

 한때 채팅과 게임 마니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던 더글로브는 지난 4일 뉴욕 맨해튼 시내 본사에서 열린 직원 조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힌 후 공식발표를 통해 웹사이트 (http://www.theglobe.com) 폐쇄와 대폭적인 직원 감축 계획을 확인했다.

 더글로브가 계획하고 있는 추가감원 규모는 60명 선으로 이는 현재 남아 있는 직원의 49%에 해당한다. 밤마다 맨해튼 본사에서 흥겨운 파티가 열릴 만큼 잘나가던 시절 더글로브닷컴의 종업원 수는 350명을 웃돌기도 했다. 또 총 5개의 게임 사이트로 구성된 더글로브 게임 네트워크는 미국 3대 인터넷 게임 사이트의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더글로브는 온라인 게임 사이트 해피퍼피(http://www.happypuppy.com)를 비롯한 남은 자산 처리를 위해 인수자 물색에도 나설 계획이다.

 척 펙 최고경영자(CEO)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폐쇄키로 한 것은 운영할수록 적자만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치로 핵심사업인 게임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글로브는 사무실 임대계약을 취소하고 이달 중순께 규모가 작은 사무실로 이전하기로 했다.

 경비절감과 인력감축을 위한 이번 조치는 자산매각·자본감소 방지 등을 위해 더글로브가 2년 전부터 진행해온 구조조정작업의 일환이다.

 더글로브는 지난 94년 회사가 창설되자마자 인터넷 광고에 기반한 자사의 사업모델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닷컴기업들이 몰락을 거듭하던 시기 적자 행진, 현금 고갈, 거듭되는 감원조치 등으로 올해 4월 결국 나스닥 등록 폐지까지 당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지난 98년 11월 12월 상장 첫날부터 무려 48달러에 거래된 더글로브 주식은 현재 장외 주식시장으로 밀려나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4일 현재 주가는 13달러 5센트다.

 더글로브닷컴 주가가 경이적인 상승폭을 기록하자 어스웹·유비드·인포스페이스·마켓워치닷컴·반즈앤드노블닷컴 등 상장이 이른 신생 인터넷업체들 사이에서는 주식공개 열풍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더글로브 주식은 상장 첫날 경이적인 주가 상승폭을 기록한 뒤 곧바로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해 이후 단 한 차례도 상장 첫날 기록한 주가에 접근하지 못했다.

 주가폭락에 대한 평가를 떠나 더글로브닷컴은 닷컴업체에 지나치게 기운 투자자들에게는 대표적인 실패의 본보기가 됐다.

 더글로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븐 페이터낫과 토드 크리젤만은 한때 닷컴 주식 열풍을 이끈 대표적인 인물로 부상했으나 이제는 대표적인 닷컴 실패자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페이터낫은 지난달 출간한 자서전 ‘매우 잘 알려진 상장(A Very Public Offering)’에서 더글로브의 흥망성쇠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