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메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분야의 기술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적으로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메인메모리DB 분야에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 제품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물론 대형 사이트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시장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이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세계적인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알티베이스, 티아이엠, 리얼시스텍 등 5∼6개에 이르는 국내 메인메모리DB 업체들은 최근 증권사, 통신사 등을 통해 내수 시장에 안착한 데 이어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국내 업체는 아직 전세계적으로 10개 안팎에 불과한 메인메모리DB 시장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최신의 DB아키텍처 적용, 각종 드라이버 및 개발 기능 등으로 각종 벤치마크테스트(BMT)에서 뛰어난 성능 결과를 보이는 등 제품 및 기술 측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어 국산 메인메모리DB의 세계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통신사, 금융업체 등 국내 대기업들이 메인메모리DB를 이용해 기간 업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국산 제품의 세계 진출에 좋은 참조 사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메인메모리DB는 데이터 입출력이 메모리상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기존 DB에 비해 수배에서 최고 수십배까지 빨라 통신, 금융, e비즈니스 등 고속의 데이터처리를 요하는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등 향후 시장 잠재성이 큰 분야로 간주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이 자금력과 마케팅력을 보강해 초기 시장선점에 나서고 정부 및 학계에서도 다양한 측면지원을 벌인다면 한국이 전세계 메인메모리DB 분야의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초 설립된 알티베이스(대표 김기완)는 창업 1년 6개월 만에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고객사로 잇따라 확보하며 국산 메인메모리DB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오라클 등 기존 상용DB를 제치고 선정되거나 외산 메인메모리DB와의 BMT결과를 바탕으로 채택되는 등 세계 시장에서도 먹혀들 수 있는 제품·기술 수준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현재 해외 사업을 위한 장기계획 수립, 시장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DB엔진 기능과 사용자 편의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알티베이스II를 출시하는 9월 이후 세계화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 차상균 교수팀을 중심으로 설립된 티아이엠(대표 송창빈) 역시 최근 P*타임이라는 메인메모리DB를 내놓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타임은 CPU와 캐시메모리간 최적화 알고리듬, 인덱스 알고리듬, 초고속 병렬로깅 및 회복 기능 등을 적용한 차세대 메인메모리로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전략제품이라는 것이 티아이엠의 설명이다. 특히 P*TIME은 VLDB, ACM SIGMOD, IEEE ICDE 등 세계 3대 DB학술지에 공식 논문으로 채택돼 이론적인 독창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SK텔레콤의 1200만 가입자 인증서비스 서버에 활용되는 등 상품성까지 검증받아 세계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리얼시스텍(대표 고시현)도 최근 메인메모리DB인 제로웨이트의 상용화 작업을 완료하고 내수 및 해외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통신업체 및 금융권을 대상으로 참조사례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자이온리눅스와 메인메모리DB 전용 어플라이언스에 대한 전략제휴를 맺고 수요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올 11월 컴덱스 전시회 참가를 기점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합작법인을 중심으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리얼타임테크(대표 진성일)도 올해부터 메인메모리DB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아크시스, 코스모 등도 이 시장에 진출해 수요확대에 나서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용어해설>
메인메모리DB는 DB상의 모든 데이터가 메모리에 상주해 있어 데이터 트랜잭션 처리가 메모리 상에서 일어나는 DB시스템을 말한다. 입출력이 메모리 상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오라클, IBM DB2 등 기존 하드디스크 기반의 상용DB에 비해 처리성능이 빠를 수밖에 없다. 하드디스크 액세스 속도는 5∼10㎳ 수준이지만 S램의 경우는 8∼35㎱, D램은 90∼120㎱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현실적으로 적용하면 기존 상용DB의 10배 이상의 속도가 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