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장장치 가운데 향후 4년간 가장 높은 시장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DVD롬 드라이브의 시장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광저장장치 업체들이 전략수정에 나서고 있다.
광저장장치 분야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TSR가 최근 발표한 광저장장치 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DVD롬 드라이브 판매대수는 584만대로 작년동기와 비교해 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TSR는 이 보고서에서 올해 전체 DVD롬 판매대수는 2650만대에 그쳐 작년 전체 판매대수인 295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데이터퀘스트 등 다른 시장조사기관이 당초 예측했던 올해 DVD롬 성장률인 35%에 크게 어긋나 국내 관련업체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경쟁제품인 기록형 광저장장치 CDRW의 가격급락과 DVD롬 재생기능과 CD기록 기능을 모두 갖춘 콤보 드라이브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DVD가 제자리를 못찾고 있다”며 “꽃도 못피우고 중도에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장 사정은 조금 나은 편이지만 CDRW에 밀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해 말 국내 DVD롬 드라이브 판매대수는 월평균 3000대에 그쳤지만 올해들어 가격이 50% 이상 하락하면서 최근 월평균 1만5000대로 판매대수는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월평균 7만∼8만여대가 판매되는 CDRW나 20여만대 이상이 판매되는 CD롬 드라이브와 비교해서는 미미한 수치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CDRW와 DVD드라이브의 가격차가 3만∼4만원 안팎으로 줄어든데다가 사실상 DVD 기능을 즐기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부가장치를 구매해야 해 선호도가 CDRW에 비해 떨어진다”고 판매부진 요인을 설명했다.
이처럼 DVD롬 드라이브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자 LG전자나 삼성전자 등 국내 광저장업체들은 CDRW와 콤보 드라이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후속 DVD롬 드라이브 제품 개발을 중단했으며 삼성전자도 DVD롬 개발 인력을 최소화하고 콤보 드라이브나 CDRW 제품 개발로 힘을 싣고 있다.
한편 DVD롬 드라이브의 부진과는 달리 DVD플레이어는 올해 국내시장에서 100%, 세계시장에서는 50% 이상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