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판보다 재미있는 확장팩.’
PC게임 확장팩의 인기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보다 화려해진 그래픽과 업그레이드된 완성도로 수많은 새내기 타이틀들을 압도하고 있다.
확장팩이 뜬다는 것은 원판도 덩달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판권을 갖고 있는 배급사들로서는 ‘겹경사’가 아닐 수 없다.
최근에 불붙고 있는 확장팩 인기돌풍의 주역은 해외 대작 트로이카.
‘디아블로2-파괴의 군주’ ‘쇼군토탈워-몽고의 침략’ ‘발더스게이트2-스론오브바알’ 등 하나같이 세계적인 블록버스터의 후속작들이다.
확장팩 인기의 선봉은 뭐니뭐니해도 ‘디아블로2-파괴의 군주’다. 국내 PC게임 판매사상 최단 기간인 11개월만에 100만장 판매 신기록을 세운 원판의 후광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파괴의 군주’는 지난 6월말 초도물량 20만장이 출시되자마자 발매 당일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2, 3차물량 20만장이 7월 중순께 잇따라 풀렸지만 이마저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배급사인 한빛소프트는 이런 추세라면 이달 중순께 4차물량까지 들여와야 할 것 같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디아블로2’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던 ‘발더스게이트2’도 확장팩 ‘스론오브바알’이 출시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발더스게이트2’는 ‘디아블로2’와 똑같은 액션 롤플레잉 장르에 비슷한 완성도를 갖고 있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는 200만장 가까이 팔린 ‘글로벌 블록버스터’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디아블로2’의 빛에 가려 큰 재미를 못봤다. 디아블로2가 100만장 이상 팔리는 동안 겨우 5만장 정도 팔리는 수준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확장팩이 나오면서 사정은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뚝 끊겼던 추가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 확장팩의 경우 아직 한글화가 되지 않아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초도물량 6000장이 거의 소진됐다. 배급사인 인터플레이코리아는 한글화 작업이 끝나면 판매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쇼군토탈워-몽고의 침략’은 확장팩 돌풍의 막내다. 지난 7일 출시되면서 초반 기세가 등등하다. 지난해 출시된 원판이 국내에서 1만장을 겨우 넘기는 저조한 실적을 보였지만 ‘발더스게이스2’와 마찬가지로 확장팩이 뜨면서 원판도 덩달아 뜨고 있다. 배급사인 EA코리아는 확장팩 발매로 원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원판과 확장팩을 합친 합본팩도 선보이고 있다.
왜 확장팩이 인기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확장팩이 그래픽이나 완성도에서 원판을 능가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확장팩은 원판이 있어야 구동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새로운 유저로서는 확장팩을 위해 원판까지 구입할 ‘거금’을 투자해야 한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확장팩의 평균 판매량은 원판의 20% 수준에 머문다는 게 통설이다.
모처럼 부는 ‘확장팩 열풍’이 기존 통념을 깰지 좀 더 지켜봐야겠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