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문화산업 점검>(12)PC게임

 올 하반기 PC 패키지 시장은 상반기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분기별 규모로서는 최대인 1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우선 상반기 PC 시장 개황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폭발적으로 팽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0억원대에 머물렀던 시장규모가 올해에는 2배 많은 8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이른바 ‘킬러 타이틀’을 갖고 있는 몇몇 업체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과점하는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게임 장르에서는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롤플레잉과 전략시뮬레이션이 여전히 타 장르를 압도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PC게임 시장의 경우 겨울 시즌이 가장 큰 성수기이기 때문에 시장규모 자체는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부 메이저 업체의 관계자들은 하반기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대작의 80% 이상이 외산 타이틀인 점을 들어 하반기 시장에서 외산의 국내 시장 잠식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PC게임 개발사들이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온라인게임 쪽으로 옮기고 있기 때문으로 자칫하면 국산 게임의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3차원(3D) 그래픽을 도입한 수준높은 작품들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외산 대작들이 즐비해 있다.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케하는 3D 액션게임 ‘맥스페인’이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국내 출시될 예정이고 초특급 밀리터리 대작 ‘코만도스2’가 쌍용을 통해 국내 배급된다. 또한 한빛소프트가 배급할 3D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엠파이어 어스’, 써니YNK가 국내 선보일 액션롤플레잉게임 ‘스론오브다크니스’ 등도 기대작이다.

 이밖에 스테디셀러로 평가받는 축구게임 ‘피파’, 농구게임 ‘NBA’ 등 EA의 스포츠게임 2002년 버전들이 겨울방학 시즌에 맞춰 국내 출시될 예정이고 ‘솔져오브포츈2’, ‘고스트리콘’ 등 3D 액션 대작 게임들도 줄줄이 쏟아진다.

국산 게임 중에는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가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께 출시될 예정인 ‘마그나카르타’는 3D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스토리나 게임 전개에 있어 ‘창세기전’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도 동서게임채널의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삼국지천명3 영웅의 길’, 민커뮤니케이션의 ‘비너시안’ 등이 풀 3D로 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반기 시장에서는 1만장에서 3만장 정도의 판매량을 목표로 한 ‘중박’ 타이틀이 대거 출시되는 것으로 특기할만하다. 전략시뮬레이션이나 롤플레잉 장르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들 ‘중박’ 타이틀의 선전 여부가 전체 시장규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상당수의 배급사와 개발사들이 ‘중박’ 타이틀을 하반기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어 이들 중박 타이틀이 시장에서 인기를 얻지 못할 경우 전체적인 시장이 활기를 잃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하얀마음백구’나 ‘짱구는못말려4’ 등을 벤치마킹한 아동용 게임들이 대거 쏟아져 과열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신작 타이틀의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빅 히트작’의 인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디아블로 신드롬’까지 낳고 있는 ‘디아블로2’의 원판과 확장팩은 당분간 판매순위 1위를 고수할 전망이고 아동용 게임 분야에서는 ‘하얀마음백구’ ‘짱구는 못말려4’ 등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