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컨텐츠그룹 조영석 사장

 날로 침체돼 가는 비디오 시장.

 디지털로 대표되는 새로운 영상매체가 부상하면서 화려했던 비디오산업은 영화 ‘시네마천국’에 등장하는 극장처럼 허물어져 가고 있다. 그 와중에도 폭력과 선정성이 난무하는 작품이 대세를 이루면서 비디오 시장의 앞날은 암울하기만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초 예술영화를 기치로 내세운 프로테이프 제작사를 창업한 당찬 사장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아틀란타컨텐츠그룹의 조영석 사장(42).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번지점프를 하다’ ‘눈물’ ‘프라핏 게임’.

 아틀란타가 내놓은 작품들은 대형 비디오직배사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판권구득난이 심화되고 중소 업체들의 생존마저도 위협받는 어려움속에 예술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액션과 에로물이 주도하고 있는 비디오시장에선 이러한 예술작품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예술영화’는 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조 사장이 예술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제작사를 설립한 것은 그가 이러한 작품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예술영화의 백미로 평가받고 있는 주세페 토르나도레 감독의 ‘시네마천국’을 유달리 좋아하는 그는 지금도 이 작품을 매년 4∼5회씩 감상한다.

 “스산한 알프레드의 장례식 장면과 허물어져가는 극장 뒤편으로 바람에 날리는 가시덤불은 언제 봐도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삶의 기쁨과 슬픔을 같이했던 사람들과의 재회 등 주옥같은 화면에 묻어나는 향은 언제 맡아도 향긋합니다.”

 그는 이러한 감동을 사업자 이전에 마니아로서 같은 마니아들에게 소개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유상종이랄까. 아틀란타컨텐츠그룹이 작품구매 등에 관한 업무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백두대간·제네시스픽쳐스 등 예술영화를 유독 많이 취급하고 있는 영상업체가 주류를 이룬다. 

 또 KTB네트워크·삼성벤처투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벤처창투사들도 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인정,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어려운 시장상황이라 해도 나름대로 소신과 경쟁력만 갖춘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기업이 수익성만 쫓다보면 수익성의 맹점에 빠져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는 악순환이 거듭됩니다.”

 조 사장은 영화는 물론 비디오도 작품성을 근간으로 흥행 및 수익성을 고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과 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