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시장,메이저 업체 중심으로 재편

 중견 PC업체들의 벤더 다원화 전략과 해외 메이저 HDD업체들의 저가공세, 후지쯔의 데스크톱PC용 HDD사업 중단이 맞물려 국내 HDD시장이 메이저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여왔던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시장마저도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국내시장을 수성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메이저업체들의 약진=전세계 HDD시장은 맥스터·시게이트·웨스턴디지털 등 3개 메이저업체가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데스크톱PC용 HDD의 경우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80% 가까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과 달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에 밀려 이렇다 할 OEM업체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최근들어 OEM 물량뿐만 아니라 유통시장 공략도 강화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메이저업체들은 우선 후지쯔의 데스크톱PC용 HDD사업 중단으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후지쯔가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하던 LG전자의 HDD 공급권은 맥스터와 시게이트, 웨스턴디지털로 넘어가게 됐고 역시 후지쯔가 세컨드 벤더로 있던 삼성전자도 맥스터와 웨스턴디지털을 교체 대상으로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삼성전자의 HDD를 80% 이상 사용하던 현주컴퓨터는 최근 시게이트의 사용비중을 30% 정도로 높였으며 주연테크 역시 향후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 등 외산 제품 비중을 40% 정도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OEM시장뿐 아니라 유통시장에서도 외국업체들의 공세는 만만치 않다. 시게이트 총판인 오우션테크놀로지측은 “아시아권 유통시장에서 50∼6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만 유독 점유율이 10% 수준”이라며 “올 하반기까지 점유율을 20∼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게이트는 이를 위해 최근 라디오 광고까지 동원한 상태다. 맥스터 총판인 LG상사 역시 3년 무상AS, 일선 판매업체에 대한 장려금 지급 등의 방법을 동원하며 유통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장 장악력 약화=삼성전자는 세계시장 점유율은 6%에 그쳤으나 국내에서는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한때 삼보컴퓨터 수출물량의 50% 정도를 공급했고 또 현주나 주연 같은 중견 PC업체들의 HDD 수요 중 80% 이상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삼보컴퓨터의 PC수출이 감소하면서 공급물량이 줄어든데다 벤더를 다양화해 가격협상력을 확보하자는 중견 PC업체들의 전략으로 점유율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자사 PC사업부가 버팀목이긴 하지만 다른 PC업체에 대한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시장 장악력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국내 공급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후지쯔의 데스크톱PC용 HDD사업 포기, 맥스터의 퀀텀 인수 등은 오히려 삼성전자에 HDD 수출확대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