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발굴 의미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되는 이번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발굴 작업은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세계 일등상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절박함이 깔려 있다. 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상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미리 선정해 한정된 자원과 기술을 집중시키는 것은 안정적인 수출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우리수출은 반도체, LCD 등 일부 세계적인 제품의 경쟁력에 힘입어 급속히 성장해왔으나 소수품목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고 경쟁국에 비해 세계적인 상품이 적다는 점 때문에 해외여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월드컵 개최와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중국·동남아 지역에서의 한류 열풍 등으로 최근 국가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국가이미지와 연계한 세계 일류상품 발굴 및 육성은 지금이 호기이자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올해 선정된 일류상품=산자부는 지난 3월 55개의 일류상품을 선정했고 올해 말까지 65개의 차세대 일류상품을 확정한다. 선정된 일류상품 55개는 △반도체, LCD, 디지털TV 등 전자분야 13개 △레이저 마킹기, CVD장비 등 기계분야 10개 △장섬유초극세사, 폴리에스테르 섬유 등 섬유·화학분야 11개 △냉연강판 등 철강·금속 4개 △승용차, 인삼 등 기타가 11개다. 또 차세대 일류상품 65개는 △유기EL, 포스트PC, 양방향TV, 체공영상시스템, 리튬2차전지, 고신뢰성PCB, PDP, 온라인게임, 3차원게임기 등 43개 신기술 제품과 △초소형 이미지센서, LCD용 터치패널, 갈륨비소 웨이퍼, 무선통신단말기용 SAW 필터 등 21개 부품·소재 △문화공연 난타 등 문화상품 1개 등이다.

 ◇지원계획=정부는 유망상품 발굴을 위해 우선 중기거점 및 차세대 R&D 자금을 IT와 BT 등 신기술분야에 집중투자하고 유망 50개 기술분야에 대한 10년간의 산업기술지도를 오는 2004년까지 완성한다. 또 선진국과 경쟁이 가능한 전략기술분야 중심으로 10년 이내에 산업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한다.

 정부는 차세대 핵심부품 소재의 수출상품화를 위해 민간투자기관과 매칭펀드 방식으로 4, 5년 후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한 부품·소재를 매년 50개 이상 개발하고 개발된 부품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 평가를 실시한다.

 마케팅분야 지원사업으로는 월드컵개최 전에 미국·유럽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일류상품로드쇼를 개최하고 일류상품 홍보프로그램을 제작해 아리랑TV 등을 통해 세계 170개국에 방영함으로써 국가이미지를 높인다. 또 월드컵 경기가 개최되는 국내 주요 도시별로 월드컵 종합 박람회를 개최하고 인천·제주 국제공항 면세점에 상설 홍보·판매관을 설치한다. 이 밖에도 국내외 전시회를 일류상품의 세계시장 진출 교두보로 적극 활용하고 해외 유명 인증 획득 비용을 일류상품에 우선 지원한다.

 ◇향후 추진계획 및 과제=정부는 이번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고 경제단체와 정부부처, 유관지원기관 등이 지원하는 ‘세계 일류상품 발굴 협의회’를 구성한다. 또 사업 주관기관별로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제도개선 과제는 연내에 의견을 수렴해 마무리한다. 이번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 발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처간 업무 조율과 민간기업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뒷바침돼야 한다. 특히 부처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일부 IT제품 및 기술에 대한 분명한 추진주체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