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대니얼 덕 지음/보스턴컨설팅그룹 옮김/더난출판 펴냄>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체인지 몬스터’라는 낯선 표현에 일단 고개를 갸우뚱거릴지도 모르겠다.
‘체인지 몬스터’는 중요한 변화가 시도될 때마다 나타나는 복잡한 인간 감정과 조직 속에서의 역학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개념이다.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변화의 여러 국면을 방해하고 좌절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유무형의 ’괴물’을 말한다. 저자는 왜 괴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을까.
변화는 개인이나 조직 모두에게 어려운 과제기 때문이다. 변화를 위한 노력은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고 힘겹게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미완성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까닭에 많은 사람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고 이를 위험한 조짐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변화로 인해 혼란에 휩싸인 조직과 개인에게 변화를 겁내지 말고 지혜롭게 수용하기를 권한다.
특히 변화를 이룩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결국 실패하고 마는 이유를 인간관계와 감정적 역학관계라는 색다른 틀 속에서 추적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역학관계라는 다소 딱딱한 표현에 겁을 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체인지 몬스터’는 장난스러운 삽화가 그려진 표지처럼 어른을 위한 동화에 가깝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가까운 곳에 두고 펼쳐보기에 손색이 없는 비즈니스 서적이지만 일반적인 비즈니스 관련서와는 다른 따뜻한 목소리와 문체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첫 장을 펼치면 저자가 어린 딸과 초콜릿을 놓고 다퉜던 경험이 소개됨으로써 독자를 편안하게 책 속으로 이끈다.
이 책은 체인지 몬스터와 부딪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나눠진 변화 곡선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다섯 가지 국면은 괴물이 겨울잠을 자는 침체기에서부터 준비기·실행기·결정기를 거쳐 결실기에 다다른다.
결실기에 이른 사람은 체인지 몬스터를 정복하고 노력한 만큼의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된다.
다섯 단계를 설명하는 과정도 다이내믹하다. 각각의 단계마다 쉽고 재미있게 독자를 이해시키기 위해 픽션과 논픽션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예를 들어 실제 기업인 허니엘 마이크로 스위치와 그 리더인 레이 알바레즈의 사례를 통해 변화를 통한 성공담을 살펴본 뒤 픽션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 픽션·논픽션을 축으로 인터넷 기업의 설립이나 규제완화·민영화·리엔지니어링 등과 같은 여러가지 유형의 변화와 그러한 변화를 겪으며 괴물과 싸운 경영자·컨설턴트·관리자의 경험담도 다루고 있다.
저자 지니 대니얼 덕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수석 부사장이자 조직 실무 책임자로 변화 관리 전문가일 뿐 아니라 조각분야 석사학위를 가진 예술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 책이 무더위로 자칫 지치기 쉬운 한여름에 부담없이 펼쳐볼 수 있는 책이라고 권유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