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게임콘텐츠 포럼 세미나>주제-게임플랫폼의 변화와 대응전략

게임콘텐츠포럼(회장 김영만)은 지난 8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게임 플랫폼의 변화와 대응 전략’ 이란 주제로 제 2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본사가 주최하고 정보통신부의 후원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정보통신부의 임차식 과장은 ‘온라인 게임 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으며 컴투스 박지영 사장과 세종대 김동현 교수는 ‘한국모바일 게임의 현황과 과제’ 및 ‘네트워크 아케이드 게임과 활성화 방안’이란 제목으로 주제 발표에 나섰다. 특히 경희대 권준모 교수의 사회로 열린 패널 토의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아케이드 게임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향후 과제를 짚어 보기 위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주제 발표와 패널 토의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참석자

 사회 : 경희대 권준모 교수

 정통부 임차식 과장

 컴투스 박지영 사장

 세종대 김동현 교수

 멀티미디어컨텐트 변승환 사장

 GOGA 방갑용 회장

 

 ◇사회(경희대 권준모 교수)=본격적인 패널 토의를 시작하기 전에 게임 산업에 대한 진지한 토의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 게임콘텐츠포럼과 전자신문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앞서 정보통신부 임차식 과장을 비롯해 세분의 주제 발표가 있었습니다.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아케이드게임 등 분야별로 이슈가 되는 사안을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게임 업계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주제 발표에 대한 코멘트나 추가적인 질의로 토의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멀티미디어컨텐트 변승환 사장이 먼저 말씀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변승환(멀티미디어컨텐트 사장)=아케이드게임의 네트워크화에 대한 김동현 교수의 주제 발표를 듣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아케이드 게임개발사를 경영하고 있는 CEO 입장에서 김동현 교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실제로 국내 컴퓨터 오락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수익감소의 이유를 여러가지 들 수 있겠지만 인터넷 PC방의 등장이 가장 큰 이유 같습니다. 인터넷 PC방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오락실의 환경을 네트워크화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온라인 인프라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확실히 구축돼 있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온라인 게임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현실을 통해 입증됐습니다. 따라서 오락실의 인프라를 온라인화하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인프라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오락실의 네트워크화는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네트워크 기반의 아케이드게임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콘텐츠의 개발이 무엇보다도 급선무입니다. 우리 개발사들은 네트워크 아케이드게임에 어울리는 콘텐츠의 개발에 나설 때입니다.

 ◇사회=아케이드 분야에서 네트워크화는 새로운 플랫폼의 진화이며 업계는 이

에 대한 대응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좀더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앞서 변승환 사장이네트워크 아케이드게임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가 네트워크 아케이드게임에 어울릴 것으로 보십니까.

 ◇변승환=네트워크 아케이드게임에 어울리는 콘텐츠라기보다 온라인게임 등 여타 유형의 게임과 차별성을 갖는 콘텐츠를 찾아내야 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아케이드게임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단시간, 즉 3∼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여기에다 키 조작이 매우 단순해 쉽게 익힐 수 있으며 아울러 체감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같은 특징을 갖추고 있으면서 온라인적인 요소가 가미된 게임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컨대 버추얼 동작을 센서에서 인지해 컴퓨터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로 표현해줄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원격지의 상대방과 대전을 벌이고 랭킹을 매길수 있는 콘텐츠라면 히트작 후보가 될 것입니다.

 ◇사회=박지영 사장은 모바일게임업계가 풀어 나가야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주제 발표를 통해 언급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추가로 풀어 놓는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박지영(컴투스 사장)=신형 단말기의 보급이 지연되는 문제점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단말기 보조금의 지급이 중단되면서 신형 휴대폰의 보급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보급되기 시작한 컬러 휴대폰의 경우 콘텐츠 측면에서는 일대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단말기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컬러 콘텐츠 시장이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수시장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앞서 예를 든 컬러 휴대폰의 경우 일본에 비해 1년 정도 지체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한국이 모바일 콘텐츠 분야에서 차지하고 있는 세계 2위 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내수시장이나 해외수출을 위해 신형 단말기의 조속한 보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며 정부에서 이 문제 해결에 나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단말기 보조금 지급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어떤지 정통부 임차식 과장이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임차식(정보통신부 과장)=단말기 보조금이 지급되어 신형 단말기의 보급이 빨라지면 국내 무선인터넷 콘텐츠 분야가 급속히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제공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현재 정통부의 입장은 단말기 보조금 지급에 따른 폐해가 더 크다는 판단입니다. 통신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볼 때 자원낭 비로 이어질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단말기 보조금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현재 우리나라의 모바일게임 수준은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말기 보조금이 계속 유지된다면 모바일게임 수준이 일본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주제를 멀티플랫폼으로 바꾸어 보겠습니다. 김동현 교수가 모바일과 아케이드 게임의 연동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박지영 사장은 멀티 플랫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승환=김동현 교수의 말씀을 듣고 세가 등 일본 업체들이 벌써 많이 앞서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지난해 우리 업계에서도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의 연동 문제에 대해 깊이 고려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연동이 이뤄진 게임도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과금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종 게임간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문제도 쉽지 않는 등 통합 플랫폼 도입에 따른 비용이 득보다 큰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까지의 여건으로는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의 통합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블루투스가 도입된다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락실과 PC방도 게임의 연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현(세종대 교수)=PC방에서 하는 온라인과 아케이드게임은 유저들에게 호소하는 차별성이 분명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PC방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가정에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PC방과 오락실이 합쳐지는 것은 분명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법적규제 문제는 아직 다뤄보지 못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는 모르겠으나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는 9월 25일 음비게법(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이 개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오락실용 아케이드게임이 게임장 이외의 장소에 설치될 수 있는 싱글로케이션 제도가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 경우 네트워크 아케이드게임기를 놀 수 있는 곳은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아케이드 네트워크가 또 다른 이슈로 등장할 것입니다. 네트워크 기능을 갖고 있는 아케이드 기판을 만드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단지 현재로서는 게임기에 들어가는 콘텐츠가 문제입니다.

 부언해서 범용 플랫폼의 개발 필요성에 대해서 지적하고 싶습니다. 일본의 소니는 플레이션2(PS2)용 플랫폼을 아케이드게임개발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 PS2용 칩과 아케이드용 칩은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호환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범용 플랫폼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과거 전자통신연구원에서 가정용 게임 플랫폼 개발을 추진했으나 당시에는 세계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아 포기한 바 있습니다. 또한 대기업에서도 사업을 기획했다가 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중도에 하차했습니다. 결국 다시 정부가 나서서 범용 플랫폼의 개발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기술적인 문제는 거의 해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분야를 바꿔 이번에는 온라인 게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GOGA의 방갑용 회장은 온라인게임의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온라인게임업계의 해외 진출 현황은 어떻습니까.

 ◇방갑용(GOGA 회장)=최근들어 언론이나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국내 온라인게임의 과포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아케이드게임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큰 반면 온라인게임의 비중은 미미한데도 국내의 많은 업체들이 온라인게임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부에서는 온라인게임의 과당경쟁을 우려하면서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하며 특히 아케이드나 비디오 콘솔 분야를 그 대안으로 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국내 게임 분야 중에서 온라인게임의 국제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확신합니다. 게임 선진국으로 콧대를 세우던 일본이 국산 온라인게임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 단적이 예입니다. 온라인게임이 성장 산업으로 각광을 받으니까 너도나도 온라인게임의 개발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온라인게임이 수십년간 뒤처져 있던 일본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분야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정부의 효과적인 육성책이 바탕만 된다면 국산 온라인게임은 세계 시장에서 무혈 입성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정부의 지원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느니 정부 부처간의 업무 중복 문제도 집고 넘어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방갑용=현재 문화관광부·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 등이 게임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각 부처와 산하 기관들이 육성책을 내놓고 있는데 특히 문화부와 정통부가 내놓은 육성책은 비슷비슷한 것이 많습니다. 일례로 온라인게임 IDC센터, 게임전용펀드, 등급 분류 등에서 양 부처의 업무가 중복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회=최근 부처간 업무 조정에서 콘텐츠는 문화부, 기술은 정통부가 맡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임차식 과장이 말씀을 해주셨으

면 합니다.

 ◇임차식=사실 새로운 산업이 급성장하면 정부 부처의 관할권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실례로 게임장의 관할 부처는 과거 보건복지부에서 문화부로 넘어 간 예도 있습니다. 현재 게임 산업의 육성이 정부내에서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면서 정통부·문화부·산자부간 업부 중복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개발만큼은 정통부가 맡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실제로 문화부는 기술 개발에 있어서 준비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특히 산업육성과 관련해서는 경험이 부족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합니다. 최근 부처간 충돌 문제가 크게 거론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문화부가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 기술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통부가 추진해온 멀티미디어콘텐츠 기술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기술 개발은 현재까지 진행해온 업무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문화부는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으며 그것은 게임의 기획·시나리오 등 콘텐츠 분야입니다.

 펀드 문제와 관련해서 문화부의 펀드를 통한 자금 지원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정통부가 지원에 나선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사실 지난해부터 게임펀드 조성을 시도했으나 창투사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연기했으며 올해는 그나마 여건이 좋아 다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화부와 정통부가 동시에 게임펀드를 조성한다는 것은 업무 중복으로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보다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김동현=정부 부처간 중복 문제에 대해 업계의 의견이 분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본과 기술 분야의 지원은 정통부가 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문화부의 정보화촉진기금은 매우 적은 수준이어서 국내 게임 업계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문화부가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도 문제점이 있습니다. 정통부는 정보화촉진기금을 계속 운영해 왔으며 관련 기술개발도 진행해 왔기 때문에 여러모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문화부는 콘텐츠 육성을, 정통부는 기술개발에 치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패널 여러분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부, 학계 그리고 업계가 서로 뭉친다면 세계 최고의 게임강국으로 가는 길도 멀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장시간 자리를 지켜주신 많은 게임콘텐츠포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정리=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