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중 인기모델인 29인치 완전평면TV 판매가격을 대폭 인하해 유통시킴에 따라 주요 가전업체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초 29인치 완전평면TV(모델명 CT-29K3) 판매가격을 90만원에서 13% 인하한 78만원에 이마트와 전자랜드21에만 공급해오다 이번달부터는 하이마트까지 그 범위를 넓혀 유통시키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똑같은 모델의 29인치 완전평면TV를 78만원과 90만원 등 이중 공급가격으로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하이마트가 지난달 말 이를 뒤늦게 눈치채고 해당제품에 대해 전국 매장에서 취급을 중단하면서 “같은 조건이 아니면 판매하지 않겠다”고 반발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가격파괴 정책으로 LG전자,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90만원대 안팎에서 신유통점을 통해 팔아오던 29인치 완전평면TV 판매가격을 어쩔 수 없이 이번달부터 삼성 제품 가격대로 인하했다. 문제의 삼성 모델과 유사한 기능을 지닌 완전평면TV를 공급하던 가전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삼성전자에 크게 뒤져 판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신유통점측에서도 가격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가전업체들은 갑작스런 판매가격의 폭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의 왜곡된 유통가격 정책 탓에 커다란 손해를 보게 됐다며 삼성측을 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모 유통점이 29인치 완전평면TV를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는 전략에 삼성전자가 적극 협조함으로써 자사는 물론 제조업체도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며 “이번 가격 하락의 영향은 단순히 한 모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29인치 등 완전평면TV 전모델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