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 지원` 준비 덜 됐다

 새로운 PC운용체계인 윈도XP의 공식 발표시점이 10월말로 임박함에 따라 각종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및 주변기기의 윈도XP 지원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ADSL모뎀, LAN카드, 와이어리스 카드, 프린터, 디지털 및 PC카메라 등 각종 하드웨어 및 주변장치 업체들이 윈도XP를 지원하는 디바이스 드라이버나 운용 소프트웨어를 윈도XP 발표시기에 맞춰 내놓아야 하고 응용 애플리케이션이나 패키지업체들도 윈도XP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윈도XP용 패치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업체들의 준비가 크게 미흡한 것으로 지적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만일 각종 하드웨어 업체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윈도XP를 지원하는 제품을 제때 내놓지 못할 경우 엉뚱하게도 윈도XP를 채택한 PC를 구입한 소비자나 윈도98 또는 윈도Me에서 업그레이드한 PC 사용자만 골탕을 먹을 수도 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되는 윈도XP는 윈도98에서 윈도Me로 업그레이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PC운용체계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MS나 각종 주변기기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완벽한 윈도XP 지원책이나 제품을 내놓지 않을 경우 PC사용자들의 예상치 못한 불편을 초래, 원성을 살 가능성이 크다.

 MS측도 현재 이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정작 새로운 운용체계를 내놓았는데 각종 하드웨어나 주변기기들이 윈도XP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의 원성이 MS측에 집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MS측은 윈도Me, 윈도95 등 새로운 운용체계를 내놓을 때마다 적지 않은 곤욕을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작년 윈도Me 발표시에는 ADSL모뎀, PC용 카메라 등 기기가 윈도Me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민원에 시달리기도 했다. 결국 이같은 기능상 하자는 새로운 운용체계가 발표된 지 한참 지난 후에 해결됐지만 초기에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MS 한국지사인 (주)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XP 발표시점까지 윈도XP 지원제품이 개발되지 않을 경우 가장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는 품목이나 소프트웨어로 ADSL모뎀, PC용 입출력시스템(BIOS), 게임 관련제품을 꼽고 있다. 특히 ADSL모뎀의 경우 사회적인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600만 가입자를 상회하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중 어느 정도가 윈도XP로 업그레이드할지는 미지수지만 윈도XP용 디바이스 드라이버가 제때 개발되지 않으면 기존의 ADSL모뎀 사용자들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측은 한국통신 등 통신사업자들과 이 문제를 협의중인데 ADSL용 모뎀 칩세트를 공급중인 외국업체들의 협조를 얻어야만 윈도XP용 모뎀 드라이버를 제때 개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PC를 구입한 고객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현재 보급된 PC는 BIOS가 윈도95나 윈도Me 환경에 맞도록 개발돼 있다. 따라서 기존에 PC를 갖고 있는 고객들이 윈도XP로 업그레이드할 경우에는 윈도XP와 BIOS가 궁합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PC업체들이 신규고객에게는 윈도XP에 최적화된 BIOS를 개발, 보급하겠지만 이미 PC를 구입해 사용중인 고객들의 BIOS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관해선 관심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윈도XP 출시후 발생할 소비자 피해를 생각해 각종 주변기기 생산업체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윈도XP용 디바이스 드라이버나 패치 프로그램 개발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