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녹산국가산업단지에는 현재 323개사가 입주해 가동중일 뿐만 아니라 190개사가 공장을 신축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동남권 임해공업벨트의 중심지 부산 강서구 녹산동에 소재한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는 21세기 태평양시대를 열어갈 거점도시 부산의 핵심 산업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90년 부산 가덕도 앞바다 694만여㎡를 매립하는 단지 조성공사가 시작된 지 10여년만에 산업단지로 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단지 조성 현황=녹산산업단지는 부산의 용지난 해소와 기업 집단화를 통해 신발·섬유 등 노동집약산업의 퇴조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해 89년 명지녹산산업기지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추진됐다. 특히 연안오염특별관리해역 및 자연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프로판가스(LPG) 등 청정연료만을 사용하는 환경친화적인 산업단지로 조성됐다. 이에 따라 이 단지는 부산 신항만 개발과 연계한 복합 물류·유통의 중심기능을 수행할 동남권 핵심 산업단지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90년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간 녹산산업단지는 지난 99년 1공구(499만㎡), 지난해 2공구(112만㎡) 부지조성공사가 각각 준공된 데 이어 지난 3월 3공구(82만㎡) 부지조성공사까지 준공돼 착공 10여년만에 단지조성공사가 완료됐다. 녹산산업단지는 총 697만2000㎥ 중 산업시설 432만2000㎥, 지원시설 48만8000㎥, 공공시설 160만3000㎥, 녹지 55만7000㎥ 등으로 조성됐다.
특히 IMF 한파로 지난 99년 상반기까지 분양업체 300여개사 가동 21개사로 분양률이 43%에 불과하던 녹산산업단지는 산업단지관리공단이 부산시로부터 관리권을 인수한 이후 지난 6월 말 현재 740여개사가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장용지 분양률이 82%선에 달할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이 산업단지에는 323개사가 가동중이고 190개사는 공장을 신축하고 있으며, 225개사가 공장신축을 준비하고 있다.
녹산산업단지에는 삼성전기를 비롯해 연구기관과 기업지원기관, 중소기업 등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특히 신발지식단지를 비롯해 조선기자재·염색·피혁 등 업종별 협동화단지를 조성, 중소기업의 집단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협동화단지사업은 입주업체들이 공동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입지난과 시설난 해소는 물론, 신기술 개발 및 정보교류 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입지여건 및 전망=녹산산업단지는 국내외로 연결되는 김해국제공항이 12㎞ 거리에 있고 부산신항만과 인접해 완벽한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또 남해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로 연결되는 가락IC와 구포IC, 부산과 진해를 연결하는 국도 2호선 등 편리한 육로교통 입지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업용수·전력통신시설·폐수처리장 등 산업단지로의 기반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부산 신항만과 인접한 녹산산업단지는 복합물류단지와 공동집배송단지가 조성돼 국제 물류중심지로도 크게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내년부터 본격 조성될 지사동 부산과학산업단지와 인접해 연구기능과 생산기능을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녹산산업단지는 인근 사상공업단지와 연계해 디지털단지 사업대상으로 선정돼 디지털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이에 따라 녹산산업단지는 인접한 신호지방산업단지와 신평장림·사상공업단지 등과 함께 서부산권 산업의 중심축으로 부산경제와 국가경제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호지방산업단지의 르노삼성자동차 공장이 본격 가동함에 따라 이 단지에 자동차부품 협력업체의 입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제=녹산산업단지가 산업단지로의 역할을 원할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녹산산업단지 입주업체 근로자들이 가장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대중교통수단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녹산국가산업단지 인근 명지주거단지에 택지가 조성돼 있지만 아직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아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원거리 출퇴근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중교통수단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관련기관에서는 7대의 셔틀버스를 투입해 하단 지하철역 인근에서 녹산산업단지까지 근로자 출퇴근을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대중교통수단의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녹산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명지대교 건설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명지대교는 당초 녹산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의 가동이 본격화되는 올해 개통을 목표로 계획이 추진됐으나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으며, 녹산산업단지 입주업체의 1만여명 근로자들이 교통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