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받고 싶으면 중견 알짜 벤처캐피털을 노크하라.’
벤처업계의 이목이 몇몇 중소 및 후발 벤처캐피털에 집중되고 있다. 벤처캐피털 업계 전체가 심각한 투자재원 부족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들 회사는 비교적 넉넉한 투자재원을 확보, 느긋하게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들도 이런 벤처캐피털들의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일 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이들 중소 및 후발 벤처캐피털은 아직 인지도는 낮지만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투자재원 마련에 힘써 온 업체들로 대형 벤처캐피털에 비해 절대적인 투자규모는 작지만 200억∼600억원대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벤처캐피털이 스틱IT벤처투자와 인터베스트다.
스틱IT벤처투자의 경우 총 2330억원에 달하는 조합재원을 갖고 있다. 이중 이미 투자를 집행한 610억원(26%) 가량을 제외한 1700여억원이 투자재원으로 남아 있다. 또 회사 본계정에서도 200억원 이상의 여유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인터베스트도 애머티스트벤처스투자조합을 비롯해 6개 펀드, 1170억원의 조합재원을 갖고 있다. 이중 절반 가량만 소진, 현재 600억원의 투자여력을 갖고 있다.
일신창업투자도 총 519억원의 조합재원 중 56%가 남아 있으며 한미열린기술투자(402억원 중 57%), UTC벤처(354억원 중 60%), 동양창업투자(899억원 중 68%), 신보창업투자(553억원 중 75%), 밀레니엄벤처투자(642억원 중 78%), 한솔아이벤처스(517억원 중 80%) 등이 수백억원대의 조합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소형 벤처캐피털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재원은 KTB네트워크(480억원), 무한기술투자(468억원), 한국IT벤처투자(330억원), 우리기술투자(221억원) 등 선발 벤처캐피털들이 갖고 있는 투자재원과는 의미가 다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기별 투자규모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선발 회사들이 200억∼300억원의 자금을 갖고 있다면 투자재원 부족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중소형 벤처캐피털들의 경우 이러한 투자재원은 비교적 넉넉한 편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벤처기업들은 지금처럼 투자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대형 벤처캐피털의 문을 두드리기보다는 내실있는 중소형 벤처캐피털들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게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