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게시판 등에서 무단으로 e메일 등 개인정보를 빼내 발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른바 ‘e메일 추출기’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당사자의 허락없이 메일 정보를 무작위로 추출할 뿐 아니라 수집한 e메일을 대부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밀번호가 있어야 글을 읽거나 쓸 수 있는 게시판의 e메일까지도 모두 추출할 수 있는 고기능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범람하고 있는 광고나 상품판매 목적으로 발송되는 스팸 메일의 주범으로 꼽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메일 추출기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상에 있는 게시판을 이용할 때 e메일 주소와 간단한 개인정보를 기입한다는 데 착안, 게시판을 검색해 자동으로 e메일 주소를 추출하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또 e메일 주소가 여러 개 겹치거나 주소형식에서 어긋날 경우에는 이를 저장하지 않는 등 첨단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심지어 e메일 발송기능까지 갖춘 이들 프로그램은 주소를 추출해 메일을 보낼 때 업체, 수집한 날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순서대로 발송방식을 정할 수 있으며 몇십만명까지 한 번에 발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메일 추출기는 주로 개인메일을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5만∼60만원대 등 가격 역시 천차만별이며 이 프로그램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 개인 쇼핑몰이나 돈벌기 사이트를 홍보하거나 네티즌 설문조사를 위한 목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인터넷 사이트를 갓 오픈한 업체나 개인사업자에게는 어김없이 e메일 추출기를 판매한다는 메일공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를 이용해 e메일을 무단으로 수집해 개당 1원씩 판매를 하는 사람까지 등장해 불법 개인정보유출의 온상이 되고 있다.
최근 사이트를 오픈한 A사의 한 관계자는 “e메일 추출기를 판매한다는 메일을 통해 본 결과, 상당수의 기업이 이를 이용해 마케팅을 제공하고 있고 이를 유통시키는 사람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개인의 허락없이 e메일을 무단으로 수집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지만 이렇게 수거된 메일을 통해 보내는 정보 역시 단순한 제품홍보나 불법 CD판매와 같은 스팸성 메일이 많아 이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