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TV 및 모니터에 사용되는 브라운관(CRT)용 유리벌브의 재고가 급증, 관련업체들이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코닝·한국전기초자 등 CRT용 유리벌브업체들은 PC와 TV 등의 극심한 수요부진 여파로 인해 적정 재고의 2∼3배 물량을 재고로 떠안고 있다.
더욱이 일부 업체들은 늘어나는 재고 수용공간이 부족해 공장내 유휴지나 주차장 등을 보관 창고로 전용, 야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업체들은 늘어나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용해로 보수 등을 통한 감산과 함께 동남아시장 등을 중심으로 저가 수출에 나서거나 제품 감가상각비를 상쇄하기 위해 재고물량을 원자재 형태로 재용해시키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코닝은 현재 1000억원(1000만개)이 넘는 재고를 안고 있는 상황이어서 판매부진이 심각한 일부 제품은 용해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삼성코닝은 반면 비교적 수요가 많은 25인치, 29인치용 유리벌브는 생산을 지속하는 한편 14인치, 15인치 소형 제품은 가격을 인하해 해외시장에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기초자는 현재 전면유리(panel) 350만개와 후면유리(funnel) 600만개 등 총 1300억원에 달하는 재고물량을 안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이는 전기초자의 지난 7월 한달 매출이 42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다면 약 3배에 달하는 액수로 그동안 평균 한달치 재고를 유지해온 것과 비교한다면 상당한 물량이다.
전기초자측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신규 거래처를 확대하는 등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수요 자체가 급락한 상황이어서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전기초자는 대형·평면제품 위주로 주력 품목을 바꾸기로 하고 낙후된 냉관보수작업을 실시, 생산품목 조정에 따른 사실상의 감산효과를 보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