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스(대표 권도균)가 최대주주의 보유주식 ‘감자’로 주가안정화를 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3시장 선도주로 한때 코스닥 등록 1순위로 꼽혔던 이 회사는 주가하락과 이로 인한 이미지 추락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어 감자라는 극약처방까지 동원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13일 임시주총에서 자본감자를 결의하고 8월 17일 주식소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권도균 사장의 보유주식 중 26%인 2232만주(액면가 100원), 22억3200만원 어치를 무상소각하는 형식이다. 이번 감자로 이 회사의 자본금은 86억원에서 63억68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회사가 감자라는 특단을 강구한 것은 주가하락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보자는 취지. 유통물량이 많다보니 영업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86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자본금도 감자 단행에 큰 역할을 했다. 자본금이 너무 많다보니 매출에 대한 주당순이익이 적을 수밖에 없고 주주들에 대한 배당도 기대할 수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코스닥 등록을 번번이 가로막는 타법인 출자로 인한 투자유가증권 평가손실과 이로 인한 주가하락을 막아보자는 의미도 간접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대주주 보유지분 소각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감자소식이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려지고 유통물량이 아닌 대주주 보유물량이 소각됨에 따라 23일 현재 이 회사의 가중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0원 떨어진 710원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9년 12억58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75억33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연간매출을 상회하는 89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6.60%에 불과하고 유동비율은 1167%에 이를 만큼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확보, 우수한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투자했던 타법인 출자지분의 평가손실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코스닥 등록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억96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3억12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올 상반기에도 타법인 출자지분 평가손실로 8억7000만원(영업이익 1억7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이로인해 지난해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코스닥 신청과 관련한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며 이같은 사실이 제3시장에서 기업이미지 실추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감자는 주주들의 이익극대화를 도모하는 한편 코스닥 등록 신청의 잇따른 번복으로 인한 회사 이미지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