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맛은 우리 제품의 기술력이 으뜸.’
대우전자·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그간 치열하게 벌여왔던 김치냉장고의 ‘몸집 부풀리기’ 경쟁에 이어 최근 ‘김치맛 기술’ 경쟁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는 김치와 야채를 많이 보관하는 대용량 제품도 좋지만 결국 김치냉장고 본래의 기능인 김치 맛을 오래 보존해주는 기술이 제품 판매전략의 세일링 포인트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TFT LCD 크기를 30인치 이상으로 대형화하는 데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것처럼 김치냉장고도 용량이 커질수록 저장공간의 상하부 온도차를 줄여 김치맛이 변질되지 않게 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차세대 제품으로 손꼽히는 TFT LCD 기술 개발 경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김치맛을 오래 유지시켜주는 기술을 최근 속속 선보이고 이를 광고·판촉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 http://www.dwe.co.kr)는 이달초 4개의 보관실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5웨이 밸브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각 보관실마다 보관 식품에 맞는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고 온오프를 각각 제어해준다. 이를 통해 온도 차이로 한쪽은 얼고 다른 한쪽은 물러지는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는 이달 중순 김치와 식품의 변질을 최소화시켜주는 ‘쿨링커버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김치냉장고 위뚜껑에 쿨링커버를 설치, 문을 열 때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더운 공기를 커버의 강력한 냉기로 막아 저장고 전체가 신선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kr)도 지난 6월 냉기 공급장치인 냉기 토출구를 보관실 위쪽에 설치하는 ‘상부냉각 방식’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서랍식 문을 여닫을 때 발생하는 상부공간의 온도상승을 방지, 상하부의 온도차가 균일해져 김치맛을 오래 유지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가전 3사의 이같은 김치맛 경쟁에 대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만도공조는 이들 기술이 김치냉장고의 핵심 기술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베란다 등 외부 환경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외기보상장치시스템’기술과 내부 저장공간을 이음새없이 제작하는 가공기술이 핵심으로 만도가 이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절대 우위라고 강조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