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D램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을 강력히 반발, 하이닉스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 정부와 의회도 마이크론에 동조하고 나서 자칫 한미 통상마찰로도 번질 조짐이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숀 마호니 대변인은 24일 “우리는 미 행정부가 하이닉스 채권단의 출자전환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를 바란다”면서 “미 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죌릭 대표와 에번스 상무장관에게 이 문제에 관해 한국 정부와의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로버트 버넷 등 4명의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부시 행정부에 “하이닉스반도체 문제를 WTO에 제소할 것”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최근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하이닉스 채권단의 출자전환 조치가 WTO 보조금 규정을 위배할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정부는 구체적인 서한 내용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압력이 정부와 의회에 막강한 로비력을 행사하는 마이크론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와 의회는 올초 하이닉스의 회사채 상환을 놓고 한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한 바 있으며 이번에 또다시 반발함으로써 이전과 달리 통상 마찰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론은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D램 의존도가 비슷하게 높은 하이닉스의 생존이 달갑지 않은 입장이다.
마이크론은 이날 정부에 대한 요청 사실을 공개적으로 천명함으로써 이번 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마이크론은 하이닉스에 대한 반덤핑 제소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업계에 흘리고 있어 하이닉스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