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생산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국제학술대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브라운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등은 물론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국제무대, 특히 국제학술무대에서는 미국과 일본 등에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연구결과를 함께 나누고 우리의 성과물을 세계에 알리면서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역량과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근 경기악화와 함께 관심 및 투자가 줄어들면서 연구의욕이 떨어진 시점에서 연구인력들에게 높은 위상을 부여해 힘을 실어주고 디스플레이 연구에 대한 국내외 관심을 불러일으켜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디스플레이 부회장인 건국대 김용배 교수는 “디스플레이 학문은 순수 학문으로 남기보다 해당 산업에 빠르게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때 더욱 의미가 있다”며 “산학연이 참여해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나누는 이번 행사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산학연 협동시스템의 완성판”이라고 말했다.
이번 IMID 2001 학술대회는 △능동형(AM) LCD △액정 △PDP △브라운관(CRT) △유기EL △전계발광디스플레이(FED) △디스플레이 재료·부품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 등 총 9개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흘간의 워크숍을 통해 초청논문 47개, 구두발표 79개, 포스터 118개 등 총 244건의 논문이 발표되는 등 불황기의 첫번째 행사치고는 적잖은 규모의 학술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논문이 200여편으로 활발한 국내 연구활동을 반증해주지만 국외 논문이 40편에 불과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분야별로는 PDP가 45편으로 가장 많아 상용화를 위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유기EL도 PDP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38편의 논문이 발표됐지만 CRT에서는 10여편에 불과해 연구개발동향이 차세대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29일 오전 LG전자 백우현 사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사흘간 메인, A, B, C 등 총 4개 홀에서 논문발표가 진행된다. 타임당 4, 5개 소주제로 이루어지는 논문발표 시간을 통해 전세계 최신기술동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로비에서는 100여건의 논문이 포스터 형태로 전시된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연구논문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참석자들간에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부각되고 있는 ‘능동형(AM) LCD’ ‘PDP’ ‘유기EL’ ‘FPD 개발 로드맵과 시장전망’ 등의 주제에 대해서는 특별세션이 계획돼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AM LCD 분야에서는 30편의 논문이 발표되는데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저온폴리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결정화 기술이다. 일본 산요의 하마다·노구치 박사, 미국 컬럼비아대 제임스 임 교수 등이 ‘SLS (Sequential Lateral Solidification)’를 비롯한 새로운 결정화 기술을 소개한다.
PDP 분야에서는 일본 후지쯔의 시노다 박사가 ALiS 구동방식과 델타구조 PDP 등에 대해 발표하며 오리온전기와 LG전자는 제조단가를 낮춘 새로운 후면판 제조방법인 LTCC-M을 소개한다.
유기EL 분야에서는 미국 남가주대 마크 톰슨 교수가 유기EL 소자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저분자 유기 인광 재료의 합성과 특성 평가에 대해 발표하는 등 재료에 대한 내용이 많다.
개발역사가 오래됐지만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는 FED 분야에서도 활발한 논문 발표가 이루어진다. 주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전자방출원 개발과 FED용 저전압 형광체 개발에 대해 소개될 예정이며 FED 상용화에 있어서 신뢰도 문제에 대해 폭넓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FPD에 서서히 자리를 내주고 있는 CRT 분야에서도 디지털시대에 대응한 새로운 개념의 CRT와 제조원가 혁신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며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비 및 재료·부품 분야에서도 많은 논문이 발표돼 기초인프라 확립의 기치를 높인다.
관계자들은 이번 학술대회가 공식행사 외에도 각국의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디스플레이산업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학술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