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산업계의 핫 이슈는 원가혁신과 성능개선이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은 브라운관(CRT)과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업체들을 극도의 원가절감으로 내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유기EL 등 새로운 제품이 상용화하면서 기존 제품과 신제품간 성능경쟁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사실상 적자상태에 들어간 CRT와 TFT LCD업계는 올들어 마른 수건도 짜는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격하락으로 마진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가절감 운동은 소자업체에서 시작해 재료, 부품, 장비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전반적인 기술방향은 부품수를 줄이는 등 제조과정을 단축 또는 개선하거나 같은 값으로 원가를 낮춘 새로운 재료 개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원가절감은 PDP도 마찬가지다. 다만 CRT·TFT LCD와 다르다면 시장진입을 위해 생산업체 스스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점이다.
PDP업체들의 경우 후면판 등 원가비중이 높은 핵심부품의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재료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간 경쟁 격화도 새로 나타난 움직임이다. 이는 업체들을 기존 제품보다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술 개발로 내몰고 있다.
CRT업체들은 평판디스플레이의 강력한 도전을 물리치기 위해 슬림화 및 고정세화에 집중하고 있다.
TFT LCD업체들은 고해상도·고휘도·광시야각 등의 요구에 대응해 편광필름, 백라이트 등 기존 부품을 개선한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규 시장으로 등장한 휴대기기 시장을 겨냥해 반사형, 저온폴리 실리콘 등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 연구가 활발하다.
PDP업체들은 고질적인 고전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기도 했으나 아직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 다만 생산기술 차원에서 50%대인 수율을 높이는 작업은 순조로워 대부분 업체가 올 하반기 80∼90%의 수율을 확보할 전망이다.
유기EL은 올해 소니와 삼성SDI 등의 신제품 개발로 상용화단계 직전에 이르렀지만 아직도 낮은 수율로 업체마다 양산기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차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액정온실리콘(LCoS), 전계발광디스플레이(FED), 강유전체 액정표시장치(FLCD), 3차원 디스플레이 등은 상용화 연구가 상당부분 진행됐으나 수율 등 아직도 보완할 게 많은데다 시장 침체와 PDP·유기EL 상용화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일단 관심 밖으로 밀려난 양상이다.
그렇지만 시장이 본격 활성화할 내년부터 연구개발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는 앞으로 디스플레이 개발 경쟁이 지금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크기나 용도별로 디스플레이가 정해져 있다시피했으나 점차 이같은 영역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디스플레이마다 달랐던 적용기술도 어느 디스플레이에나 응용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다양하면서도 깊이있는 기술을 두루 보유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기업들이 앞으로 개발주도권을 가져갈 전망이다. 무엇보다 시장 및 기술 예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술전략 수립 능력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