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ID 2001]출품동향-디스플레이 한국 간판산업 `예약`

한국의 간판산업이 반도체·자동차에서 디스플레이 분야로 넘어오고 있다.

 세계 1위의 브라운관 업체와 TFT LCD 업체가 한국에 있고 40인치 TFT LCD와 60인치 PDP, 8.4인치 AM 유기EL 등 세계 1등 품목도 모두 한국에서 나왔다.

 디스플레이가 세계시장에서 선두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장비 및 부품분야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LG필립스LCD·삼성SDI·LG전자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TFT LCD와 PDP 등에 대한 설비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이에 힘입은 부품 및 장비 전문업체들도 발빠르게 제품개발에 나섰다.

 태화일렉트론은 5세대 TFT LCD 라인용 매엽식 세정장비를 개발하고 한국디엔에스는 국내 LCD업체와 공동으로 5세대 풀라인업을 지원하는 장비를 개발중이다. 케이씨텍·에스티아이 등은 세정장비를, 메카텍스와 파이컴 등은 검사장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제품개발과 아울러 사전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LG전자·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SNMD) 등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라인을 구축중인 유기EL시장을 선점하려는 장비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에이앤에스·디알진공·신한광진공 등이 연구소용 증착장비를 선보인 데 이어

양산용 장비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메카텍스와 케이씨텍이 각각 검사장비와 세정장비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시장형성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5월 LG전자에 이어 삼성SDI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의 양산에 들어가고 오리온전기 및 UPD 등 신규업체가 양산준비를 함에 따라 케이씨텍·아펙스·파이컴 등이 세정장비와 검사장비를 중심으로 장비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LCD와 유기EL, PDP 등 평판디스플레이(FPD)의 필수부품인 구동IC 개발에는 벤처업체들이 뛰어들었다.

 그동안 일본 세이코엡슨과 히타치,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에서 주로 생산하던 LCD용 구동IC 사업에 토마토LSI를 필두로 실리콘웍스, 픽셀칩스 등이 본격 진입해 사업화에 나섰다.

 특히 이들은 기존 LCD용 구동IC 개발 외에도 고온·저온 폴리 TFT LCD와 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구동IC 개발에서 대기업 못지 않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기초자와 삼성코닝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리벌브를 비롯, 백라이트 유닛 개발에는 국내 전문업체들의 기술력이 상당히 앞서 있다.

 우영·태산LCD는 중대형 TFT LCD에 적용할 수 있는 EEFL을 광원으로 상용한 백라이트 유닛을 개발중이다. 또 이들 업체는 동영상을 구현해야 하는 차세대 중소형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LED를 이용한 소형 백라이트의 저전력 소모 및 고휘도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한창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급성장세에 있는 디스플레이 소재산업을 겨냥해 LCD 스페이서, 편광판 필름, 플라스틱 필름 재료 국산화에도 전문 벤처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요한 부품 및 재료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아 자칫 잘못하면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갖고도 대외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진정한 의미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부품·재료의 국산화는 물론, 이를 위해서 산·학·연·관이 보다 유기적이고 공격적으로 기술 및 제품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SDI 연구소 정호균 상무는 “대만 및 일본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라도 주변장비 외에 패널업체와 공동으로 핵심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산업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