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애니메이션 합작사업이 빠르면 연내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족네트워크, 하나로통신, 애이콤프로덕션 등 북한측과 사업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CT업체들은 최근 남북 교류사업 승인서를 통일부에 제출하는 등 대북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한 애니메이션 합작사업은 민간차원에서 활발한 접촉은 있어 왔으나 구체사업 추진을 위한 프레임 마련에는 양측의 견해차이로 미진한 실정이었다.
민족네트워크(대표 이정 http://www.mineco.co.kr)는 북한의 평양정보쎈터(총사장 최주식)와의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협력을 위한 남북 교류 사업승인서를 통일부에 제출했다. 이달 초 평양정보쎈터와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한 이 회사는 정부로부터 사업승인이 나오는 대로 에이씨씨엔터테인먼트와 한신코퍼레이션이 공동 기획·제작 중인 장편 ‘모디스’의 원·동화 하청을 북한에 발주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북한과 앞으로 2년동안 TV시리즈 104편과 극장용 1편 등 총 300만달러에 이르는 애니메이션 용역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1분짜리 33편물 3차원(3D) 스폿 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의 후반부 16편의 메인 프로덕션을 북한 민족경제협력련합회 산하 삼천리총회사에 재의뢰키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33편 전체를 삼천리총회사가 맡기로 했으나 양측의 이견차로 그동안 협상이 중단돼 왔으며 하나로통신은 이에따라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페이스를 통해 전반부 16편을 별도 제작해 왔다. 하나로통신은 27일 실무 대표단을 북한에 보내 후반부 작업 의뢰를 위한 구체 협상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통신은 또 이 자리에서 ‘게으른 고양이 딩가’의 북한내 방영 및 ‘딩가2’(가칭)의 공동제작 등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애니메이션제작사인 애이콤프로덕션(대표 넬슨 신)은 2003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인 장편 ‘왕후 심청’의 원·동화 제작을 북한 SEK스튜디오(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진행키로 하고 현재 10분 분량의 제작 물량을 북한측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왕후 심청’은 미국 현지법인인 코아필름과 코아필름서울, 애니콤이 공동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북한과의 계약은 코아필름과 SEK스튜디오간에 체결됐고 이미 선수금 20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는 직제개편이 완료되는대로 북한과의 애니메이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북한과의 애니메이션 협력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면서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나 대 원칙은 서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민족네트워크의 이정 사장은 “북한 애니메이션 제작 수준이 중국·베트남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데다 사업 전망도 밝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남·북한 문화협력뿐 아니라 이질감 해소에도 적지않은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