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저장기술-디지털혁명이 이끄는 `정보곳간`

◆저장기술의 발전추이 및 중요성

 

 정보저장기술의 기본 단위는 1이나 0의 가치를 갖는 물리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개체인 비트다. 이와 같은 2진법의 정보저장시스템이 되는 물리적인 시스템은 많이 있으나 그중 자기(磁氣)기록, 광기록 및 전기적 기록 등 세개의 시스템만이 상용화됐다.

 자기저장매체는 디스크 또는 테이프 형태로 되어있고 광저장매체는 디스크며 플래시메모리는 반도체 배열로 되어있다. 여기에서 한가지 유의할 것은 자기저장매체와 저장매체에 대한 일반적인 총칭은 disk라고 쓰고 광저장매체에 대해서는 disc라고 쓴다는 사실이다.

 8비트가 1바이트가 된다. 비트의 규격이 작으면 작을수록 주어진 공간에 더 잘 들어맞아서 비트의 밀도가 높아지고 저장용량(디스크당 바이트)이 커진다. 지난 40년 동안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비트 밀도는 500만분의 1로 축소됐다. 특히 지난 93년 자기저항헤드 등장으로 저장밀도가 무어의 법칙에 거의 가까운 속도인 18개월마다 배가됐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는 그 밀도가 12개월마다 배가되고 있다.

 자기 비트의 크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축소되는 동안 처음부터 작았던 광드라이브의 비트 크기는 계속 축소돼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Digital Versatile Disc)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광저장기술에서는 레이저의 파장에 따라 비트의 크기가 결정된다. 이 비트가 콤팩트디스크(CD)의 경우 1평방미크론이고 DVD는 0.13평방미크론으로, 이 기술을 사용하면 지름이 120㎜ 되는 디스크의 저장용량이 4.6Gb가 된다.

 업계에서는 비트와 바이트를 킬로(1000), 메가(100만), 기가(10억) 등 1000배 단위로 커지는 것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1 는 210바이트(1024바이트), 1MB는 220바이트(104만8576바이트), 1Gb는 230바이트(10억7374만1824바이트) 등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혼동을 일으키게 한다. 또한 디스크의 표면은 저장밀도가 높기 때문에 실제로 제조업체가 밝힌 수치보다 많은 저장용량을 갖는다. 그러나 표면의 비트는 정보저장에 사용되지 않고 시스템의 오류를 정정하는 데 이용된다. 0에서 1로 변하는 것은 1로 나타내고 1에서 0으로 변할 때는 0으로 표시한다. 두개의 2진수가 서로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CD의 경우 8∼14비트의 조절기능을 사용해 8비트의 신호를 14비트로 변환한다.

 디스크의 반지름 길이에 따라 디스크의 표면 회전속도가 다르며 비트의 길이도 달라진다. CD는 중심부에서 밖으로 나선형으로 파인 트랙을 따라 데이터를 기록한다. 트랙에 데이터를 기록하려면 드라이브 모터는 점진적이고 부드럽게 디스크의 회전속도를 줄여 헤드가 등선형 속도(CLV: Constant Linear Velocity)를 감지하게 해준다. CLV 포맷은 CD 전체에 기록되는 데이터의 밀도를 균일하게 해준다. 반면 자기 디스크 드라이브와 대부분의 재기록 가능 광드라이브는 데이터를 기록하는데 등각속도(CAV:Constant Angular Velocity)기술을 사용한다. 이것은 디스크를 같은 속도로 회전시키고 비트를 동심(同心)의 호(弧)에 정렬하며 방사상의 위치에 따라 길이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호는 V자 모양으로 되어있다.

 저장기술에는 자기기록, 하드디스크드라이브, 테이프, 광기록, 플래시메모리

등이 있고 저장매체에는 컴퓨터 저장 및 가전제품, 부품 등이 있다.

 ◇자기기록=자기기록은 자기코일을 디스크나 테이프의 표면에 밀착, 자기 감응 표면을 자성화해 자기 방향이 앞 또는 뒤쪽으로 향하는 부분이 생기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기의 북극 또는 남극, 다시 말하면 0 또는 1이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또 정보를 읽을 때는 자기 코일이 자기의 극(極)을 감지해 자기의 극화로 방향이 변하는 전류를 유도함으로써 이를 가능케 한다. 이런 물리적 원칙은 자기디스크와 테이프에 모두 적용된다.

 ◇HDD=HDD는 고정장치로 그 안에 내장되어 있는 헤드가 10개까지 디스크의 앞과 뒷부분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 디스크의 회전속도는 보통 1만vpm으로 자기헤드가 불과 몇 마이크로초만에 디스크의 전면을 스캔할 수 있게 해준다. 평균 수십만시간에 한번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HDD는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요한 정보는 백업을 해둘 필요가 있다. 자기테이프에 정보를 백업하면 비용이 적게들고 안전하지만 백업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문제다.

 1MB의 저장용량을 갖고 있는 3.5인치 플로피디스크는 적은 분량의 정보를 저장하는 데는 테이프보다 능률적이지만 분량이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데는 그렇지 못하며 특히 요즘 사용자들은 보통 1MB 이상의 저장용량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의 HDD는 한장의 디스크에 10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하나의 드라이브는 최대 80Gb의 용량을 갖고 있다. 데스크톱PC에 탑재되는 드라이브 용량은 5∼10Gb며 휴대형(노트북 등)PC에는 1Gb급 이상의 드라이브를 사용하고 있다.

 ◇테이프=자기테이프는 순차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려 유일하게 백업에 사용된다.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테이프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저장용량은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테이프는 부주의나 고의로 자장(磁場)에 노출되면 손상되기 쉽고 서서히 부식되기 때문에 몇 년에 한번씩 재기록해야 한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데이터의 영구보존을 위해 광자기(MO: Magneto-Optic) 디스크를 사용한다. 또 CD와 미니디스크가 등장해 음악기록용 자기테이프는 쓸모없는 매체가 됐다.

 ◇광기록=광기록은 레이저광이 디스크의 표면을 가열해 0과 1로 읽고 구분될 수 있도록 변화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읽기 전용 시스템, 위상변화, 광자기변화 등 세 가지 기술이 사용된다. 읽기전용 시스템은 빛에 민감한 기판의 상태를 변화시켜 들어오는 레이저광을 반사시키는데 사용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굽는다’고 한다. 이 기술은 역행할 수 없고 데이터를 지울 수 없게 해 1회 기록과 반복읽기를 가능케 한다. 위상변화 기술은 레이저광으로 특수합금의 표면을 녹였다가 다시 얼리는 방식으로 반복기록과 읽기를 가능케 한다. 이 기법을 이용해 사용자가 직접 CDR를 구울 수 있다. 광자기변화 기술은 레이저광을 이용해 한 지점을 녹임으로써 자장의 방향을 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방향이 바뀐 자장이 반사된 레이저광을 다른 방향으로 돌게 하는데 이런 현상을 ‘케르회전’이라 한다. 이 기술은 반복기록과 읽기를 가능케 해준다.

 광저장기술은 처음에 음악을 재생만 할 수 있는 CD와 더불어 등장했다. 이후 이를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CD롬이 나왔고 지난 97년에는 그 용량을 2.7Gb까지 늘릴 수 있는 DVD가 개발됐다. 처음 나온 DVD는 TV영화 저장용이었으나 후에 DVD롬, DVD램이 잇따라 등장했다. 이와함께 1회 기록이 가능한 CDR와 반복기록과 읽기가 가능한 CDRW도 개발됐다. 현재 컴퓨터업체들은 광디스크 드라이브를 PC에 내장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고체상태의 메모리에서 전자펄스는 2차원의 트랜지스터를 ‘작동’과 ‘정지’ 상태로 배열한다. 고체 메모리에는 움직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다른 저장기술보다 전력을 매우 적게 소모한다. 또 접속시간이 가장 빠르다. 이 기술은 플래시카드에 탑재돼 주로 디지털카메라에 많이 사용된다.

 ◇컴퓨터 및 가전제품=고체 저장매체는 컴퓨터와 가전제품의 필수부품이다. 컴퓨터에서는 HDD와 광디스크 또는 자기테이프가 중기 또는 장기 저장매체로 사용되고 있다. 또 자기테이프와 CD, DVD는 가전분야에서 음악, 사진, 게임 등을 저장하는데 사용된다. 이 분야에서 CD와 DVD는 이미 테이프를 대체했고 AV(Audio Video) HDD는 비디오카세트테이프에 대해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부품=저장 관련 부품으로는 자기매체, 레이저, DVD용 새로운 플라스틱 등을 들 수 있다. 저장밀도가 급속하게 증대됨에 따라 새로운 자기매체가 개발되는 한편 자기저항(MR: MagnetoResistance) 헤드와 거대자기저항(GMR:Giant MagnetoResistance) 헤드가 개발됐다. 그러나 현재 자기매체로 사용하는 합금의 저장밀도가 초상자성체(超狀磁性體)의 한계에 거의 도달했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이 새로운 매체를 개발하고 있다. 광디스크 용량 확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파장이 더 짧은 레이저 개발을 촉진시키고 있다. 기존 CD플레이어에 사용되는 적외선 레이저 파장은 820㎚며 DVD에서는 파장이 650㎚가 되는 적색 레이저를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짧은 파장의 레이저를 사용함으로써 단면 DVD의 용량을 4.7바이트로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데이터의 저장용량을 10∼20Gb로 늘리기 위한 단파장의 레이저 개발 경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관련 업체들은 CD소재로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해 왔다. 최근 미국 다우케미컬을 비롯한 몇 개 업체들이 미래 광디스크에 적합한 새로운 올레핀 폴리머와 특수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했다.

 

◆기술의 중요성

우리는 지금 정보시대에 살고 있다. 나타났다가 순간적으로 없어지는 정보를 유용한 지식으로 이용하려면 영구적으로 보존해야 한다. 말은 문서로 작성하고 음악은 녹음하며 실험결과는 질량화해야 한다. 오늘날 거의 모든 정보는 디지털화하거나 디지털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2진법의 저장이 가능한 물리적 시스템이 많이 있으나 상용화한 것은 자기기록, 광기록 및 전기적 기록 등 세 개뿐이다. 정보저장기술은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자동입출금기(ATM), 항공기, 인터넷 등 그 사용 범위가 광범위하다.

 특히 광디스크는 CD, DVD, CD롬, DVD롬 등에 사용되고 있고 CDRW는 PC의 백업 미디어가 됐다. 또 미니디스크(MD)는 일본과 유럽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편 디스크보다 속도가 매우 빠른 플래시메모리는 플래시카드, 신용카드 및 휴대장비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HDD, 광저장기술, 플래시메모리 등은 무작위로 정보에 접근하는 반면 자기테이프는 순차적으로 접속하기 때문에 다른 저장매체보다 열세에 놓여 있다. 현재 테이프는 데이터 백업 저장에 주로 사용되고 음악녹음용 테이프는 거의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