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비디오직배사 가운데 하나인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대한 진출을 재시도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비디오직배사인 CIC와 결별하면서 국내에서 철수했던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최근 독자적인 비디오 배급망을 갖춘다는 방침아래 현지법인 설립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비디오시장이 크게 침체된 상황에서 단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버설의 행보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황=유니버설측은 이달 초 지사장 공개 모집에 나서 브에나비스타 영업이사 출신인 김창곤씨를 내정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마련 중인 이 회사는 경력직을 중심으로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유니버설 한국법인은 늦어도 10월께면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통사를 선정해 비디오와 DVD사업을 전개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왜 재 진출인가=관련업계에서는 비디오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니버설의 국내 재진출 시도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시장이 호황이거나 유망할 때 진출하는 일반적인 사업논리를 정면으로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유니버설이 풍부한 작품을 배경으로 사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크게 침체되고 있으나 이는 작품 구득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논리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유니버설이 향후 새로운 유망 영상시장으로 부상할 중 국진출을 위해 교두보 확보차원에서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유니버설이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오세아니아 및 아시아지역 거점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전망=기존업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터에 나눠 먹어야할 파이는 정체되거나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일각에서는 또다시 구조조정 바람의 불똥이 튀는 전기를 마련해 주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경영난에 봉착한 업체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상황에서 공룡의 재진입은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며 우려의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 정서에 맞는 작품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유니버설이 가세할 경우 침체된 비디오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을 피력하기도 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