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대에 접어들면서 최근 고밀도·대용량 저장장치의 개발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기부 지정 우수연구센터(ERC)인 연세대 정보저장기기연구센터(센터장 박영필, 기계·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러한 각종 정보기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저장기기 연구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연구센터다.
정보저장기기연구센터(CISD:Center for Information Storage Device)는 특히 저장장치 가운데서도 핵심부품인 픽업과 헤드 등 메커니컬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다.
많은 정보을 담을 수 있는 고밀도의 미디어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메커니컬 부문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미디어라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이 센터에 쏠리는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때문에 이 센터는 대규모 연구인력을 자랑하고 있다.
17명의 교수와 석박사 인력 120명 등이 저장장치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17명의 교수 가운데는 KAIST·인하대·서강대·동국대 등 4명의 타대학 교수도 참여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종합연구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97년 설립된 이후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차세대 고밀도 저장장치용 광학시스템 개발과 광저장장치용 액추에이터 개발 등 굵직굵직한 연구결실을 맺었다.
산학협동으로 이뤄낸 이러한 연구성과들은 업체로 이전돼 국내제품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2주일에 한번씩 관련 기업과 미팅을 가지면서 연구를 수행함에 따라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채택하고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등 긴밀한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년에 두번씩 개최하는 기술워크숍도 업체끼리 최신정보를 교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이 연구센터가 타 연구센터와 다른 점은 이른바 세계 유수의 업체들과 산업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결성된 이 컨소시엄은 필립스·리코·후지쯔·코니카 등 외국 광저장장치 선두기업과 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외 광저장장치 관련 첨단기술을 보유한 세계적 회사들이 참여, 정보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되면 센터 주도의 각종 연구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최첨단 자기·광저장장치 연구시설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센터는 참여업체들로부터 연회비를 받아 센터를 운영하는데 충당함으로써 연구 및 운영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연구센터의 새로운 전형이 되고 있다.
앞으로 연구센터의 최종목표는 휴대폰과 PDA 등에 채택될 수 있는 초소형 정보저장기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직경이 2㎝에 불과한 이 저장장치는 휴대폰과 PDA를 실질적인 정보단말기로 탈바꿈시킬 미래의 저장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드라이브의 크기가 엄지손톱만하다고 해서 ‘thumb drive’라고 명명하고 정부 및 기업체에 제안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박영필 센터장은 “앞으로 휴대폰 등 휴대형 기기에 모든 기술이 접목되는 디지털융합(digital convergence)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러한 휴대형 기기에 적합한 초소형 저장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센터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