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이제 일반 소비자 곁으로 바짝 다가왔다. 특히 웹을 이용한 쇼핑은 편의성 면에서 다른 인터넷 응용부문을 압도하며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소매업체들 대다수는 웹에서의 소비행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이를 마케팅에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전자신문과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리서치가 공동으로 기획하는 ‘EC커런트’ 이번주는 웹이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웹 운용자 및 마케터들이 수립해야 하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바야흐로 네티즌들은 회사 업무뿐 아니라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상사까지도 웹에서 해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에서 식품이나 옷에 대한 정보를 찾아내고 웹을 이용해 저렴하고 빠르게 식품이나 옷을 구매하기를 바란다. 웹은 식사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가계부를 작성하는 등의 작업을 처리하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할인 쿠퐁 내려받기, 요리법 및 요리관련 기사검색 등이 다양하게 이뤄진다.
그러나 업체들이나 마케터들이 이런 흐름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는 의문시된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정보자원사(IRI)와 함께 미국내 6271가구를 대상으로 웹에서의 소비행태와 웹이 소비의 중심이 되고 있는 현 단계에서 업체들의 대응책에 대해 조사해봤다.
우선 소매부문, 특히 식료품부문을 중심으로 포레스터가 제시하는 내용들을 알아보자.
소매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비 자체의 증가, 온라인 광고의 보급 확산, 오프라인에 비해 낮은 가격 등으로 온라인 마케팅이 크게 늘고 있어 관계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웹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자주 식료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40% 이상의 응답자가 웹에서 식료품 관련 콘텐츠나 홍보물, 혹은 제품정보에 접속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37%는 웹에 접속해 가정내 제품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찾는다고 응답했다. 매주 제조 및 마케팅 업체의 사이트에 접속, 제품의 이용정보를 찾거나 물건을 구매하는 응답자는 10%에 불과했지만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이 제품구매를 위해 웹에 접속했다는 것은 웹을 이용한 구매시장의 잠재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한다.
또 응답자의 44%는 가계부 정리에 웹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를 위해 e메일 등의 방법으로 관련 업체의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웹에서 얻는 요리정보가 가장 대중화된 콘텐츠인 것으로 조사됐다. 20% 이상의 응답자들이 매주 인터넷에 접속해 요리법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은 또 적절한 판매촉진책을 사용한 사이트에 자주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의 응답자가 이를 즐기기 위해 매주 접속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박 등 경쟁심을 부추기는 방법도 활용되고 있다.
또 한가지, 할인 쿠퐁이 새로운 유인책으로 부상했다는 점도 특이사항으로 떠올랐다. 할인 쿠퐁을 받기 위해 매주 쿠퐁 사이트에 접속한다는 응답자도 12%나 됐다.
소비자들에게 있어 인터넷의 이점은 새로운 자동차, 투자 등을 비롯한 정보집약적 상품을 구매할 때 여실히 드러났다.
쇼핑객들의 특성을 알아본 결과, 제품정보를 웹에서 찾아보는 소비자들은 더 많이 구매했다. 응답자의 연평균 식료품 구매액은 6769달러였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응답자들의 소비는 8161달러로 21%가 더 많았다. 특히 온라인 활동을 일체 하지 않는 소비자에 비해 최대 26%까지 많았다.
웹에서는 건강, 아름다움과 관련한 제품이 가장 잘 팔렸다. 10% 이하의 접속을 보인 사이트 등이 상당수에 달한 반면 아름다움과 관련한 사이트들은 가장 높은 접속률을 보였다. 비타민, 애완동물 식품 사이트 등도 인기가 높았다. 자주 먹는 식사나 필수품에 대한 시장전망은 높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일반화된 식료품에 대해 낮은 관심도를 보였다. 6%이하의 소비자들만이 온라인으로 소다, 알코올 음료 및 얼음제품을 구매하는 데 관심을 보였을 뿐이다.
소비자들은 브랜드 선호도를 중요시했다. 소비자들과 브랜드간 연관성은 비교적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이왕이면 현재 사용중인 브랜드를 더 택하려 했다.
이밖에도 소비자들은 매우 개방적인 행태를 보였다. 75%의 소비자가 e메일을 열어놓고 제조업체로부터 새로운 제품 정보나 요리법 등 홍보메일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개방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브랜드 마케터들은 소비자들과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38개의 웹사이트들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전송하는 데 부족했다. 유사한 경우로 포레스터는 웹 브랜드들이 잡지 등 각종 광고매체에서 효과적으로 웹주소를 홍보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알아냈다.
조사에서는 또 소비자들의 3분의 2가 자신의 의견이 제품에 반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 대부분은 개인의 정보제공을 꺼린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하는 경우 이를 피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72%는 제조업체에 어떻게 하면 만족스런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말해주려 하고 50%는 그들의 필요성 및 선호도에 대해서 제조업체과 얘기하기를 희망했다.
반면 유명 웹사이트를 방문한 적이 없는 76%의 소비자 가운데 7%는 방문하지 않는 사이트들이 별 볼 일 없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절반 정도는 유명 사이트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혹은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명 사이트들이라고 해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유명 사이트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들의 87%는 사이트가 제품홍보, 샘플제공, 혹은 제품정보 제공이라는 소비자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조사 대상이었던 38개의 사이트들 관계자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제품정보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사이트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영역의 서비스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유는 많은 사이트들이 홍보기회를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3분의 2 정도 소비자들은 사이트에 접속해서 홍보물을 검색했으나 34%의 사이트는 “실망스러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생활양식과 관련한 정보 콘텐츠는 가장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의 3%만이 생활양식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68% 사이트는 콘텐츠의 수준이 매우 낮았다고 응답했다.
샘플을 제공해 고객을 만족시킨 사이트도 극히 적었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사이트가 적은 것은 물론 76%의 사이트는 홍보물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사이트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이는 유명 사이트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이트에는 ‘소비자 게시판’이 마련돼 있었으나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이들을 구매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트는 적었다.
소비자들은 유명 웹사이트에 접속하고자 할 때 가급적 한번의 클릭을 통해 접속하기를 희망한다. 다른 사이트와의 링크는 오랜 대기시간을 갖는다는 점에서 클릭을 꺼린다. 또 소비자의 3분의 2는 사이트 주소를 오프라인에서도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145개의 광고매체 및 74개의 종합매체에서는 마케터들의 활동을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마케터들은 비용이 별로 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매체를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활용한다 하더라도 광고들은 인터넷 URL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70%의 매체들에 사이트 URL이 없거나 감춰져 있고 혹은 작은 글자로 새겨져 있다.
예컨대 잡지광고는 매우 중요한 홍보수단이지만 40%의 잡지광고가 URL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다. 단지 13%만이 소비자들에게 URL을 제공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소스는 오프라인 상에서 소비자들에게 잘 드러나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중요한 온라인 트래픽이 오프라인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번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온라인 활동 및 광고실태과 관련한 몇 가지 사항을 알 수 있게 됐다.
첫째, 식료품 쇼핑객들은 온라인을 자주 이용한다. 이들은 거의 매일같이 웹을 이용한다.
둘째, 소비자들은 제조업체로부터 오는 정보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 대부분은 소비자에게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결론을 바탕으로 업체 및 마케터들은 발상의 전환을 이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우선 업체들과 마케터들은 우선 인터넷이 별도의 매체라는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인터넷은 오프라인으로까지 연계해 사용돼야 한다.
또 홍보관련 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비자의 구매빈도는 웹사이트, e메일, 온라인 광고 등에 투자하는 만큼 비례하게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웹에서 광고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인터넷은 오프라인 마케팅에서 우선권을 쥘 수 있도록 도와준다. TV광고는 30초 정도로 제한이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의 광고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오프라인의 광고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생각들을 기반으로 업체와 마케터들은 웹사이트를 활용해야 한다. 사이트를 소비자들과 의사소통을 위한 허브로 삼아 이를 통해 제품판매 및 홍보정보는 물론 게시판을 활용해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피드백해야 한다.
특히 e메일은 제품 브랜드 홍보는 물론 소비 요구를 자극하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TV광고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능동적인 매체 검색에 약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e메일을 무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기능 중심의 웹사이트 구축만이 소비자들을 흡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검색엔진을 포함한 포털사이트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리=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