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가 17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일부 반도체장비 업체는 오히려 지금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반도체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수요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개발에 집중함에 따라 이에 대비해 온 선두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칩 업체들이 최신 장비를 갖추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지출하는 투자사이클이 곧 시작돼 8인치 웨이퍼, 구리 인터커넥션, 낮은-k 유전체 등과 관련한 장비의 구매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주 메릴린치의 칩 장비 분석가인 브레트 호데스는 어플라이드, KLA-덴코, 노벨러스시스템스 등 3개 장비업체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들 회사가 새로운 기술에 잘 준비돼 있다”며 “(반도체 업체들이) 더 이상 생산량을 늘리는 데는 투자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에만 돈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의 회장겸 CEO인 제임스 모건은 “반도체 업체들이 다음 세대 기술에 투자해야만 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파일럿 라인 단계에서 현재와 같은 깊이와 넓이로 기술 구매가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의 분석가인 에드먼드 화이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2002년에는 기술제품이 사이클을 이끌 것”이라며 “내년에 0.13마이크론 프로세싱 기술이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