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T 빅4` 구조조정 `고삐`

 도시바에 이어 히타치제작소도 2만명에 달하는 감원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이에따라 일본에서는 5대 종합 전자업체 가운데 미쓰비시전기를 제외한 NEC·후지쯔 등 4대 업체가 정보기술(IT) 불황에 대응, 기업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수술에 나서게 된다.

 일본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최대 전자업체인 히타치는 외국을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재조정해 그룹 전체 인력(34만명)의 약 6%에 상당하는 2만명 정도를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모니터용 브라운관 생산공장을 연내 매각해 합계 2600명 정도의 인력을 삭감할 예정이다. 또 미국과 영국에서 벌이고 있는 자동차용 전장품 생산을 내년말까지 중단하고 위탁생산으로 돌려 이 부문의 인력도 정리할 계획이다.

 자국내에서는 재료와 기기를 포함한 반도체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정년퇴직 등의 자연감소에 따른 인력충원을 억제하고 조기퇴직제를 확대해 인력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도시바는 27일(현지시각) 반도체 사업 재편과 인력삭감을 뼈대로 하는 구조조정계획을 정식발표했다.

 오카무라 다다시 사장은 그룹 전체인력(18만8000명)의 10%에 상당하는 인력을 오는 2004년 3월말까지 감원할 계획이며 이 중 국내인력이 1만70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PC용 D램사업과 관련해 “현재 다른 업체와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언급하면서도 교섭 대상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에 코멘트를 자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독일 인피니언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제휴를 놓고 도시바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일본 전자업계에서는 지난달 하순 이후 대형업체들의 구조조정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NEC는 지난달말 D램 사업 철수 등 반도체 사업 축소와 4000명 정도의 감원 등을 담은 3개년계획의 구조조정안을 내놨다.

 또 후지쯔는 1만6000여명의 감원을 추진한다. 이와함께 반도체공장을 집약하고 PC용 HDD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사업체질도 바꿀 방침이다.

 미쓰비시전기는 대규모 인력감축 등을 추진하지 않고 반도체 생산체제를 재구축하는 등 생산부문을 조정하는 선에서 IT불황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대형 가전업체인 소니와 마쓰시타전기산업도 인력감축과 생산체제 재편을 추진중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