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신용카드 진출 성패, 결국 e비즈 공조에 달려

 현대캐피탈호의 신용카드 사업 성패는 어떻게 갈릴까.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함으로써 그룹의 숙원사업이던 신용카드 진출을 성취해 낸 현대캐피탈(대표 이상기 http://www.capitalo.co.kr)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다이너스카드 경영정상화라는 급한 불을 꺼야 하지만 신용카드 시장의 두터운 진입장벽을 뚫고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대캐피탈은 앞으로 결코 쉽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는 것. 주변에선 소속인 자동차그룹은 물론 예전 현대그룹 식구들과의 다양한 협력모델 구현과 e비즈니스 추진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꼽고 있다.

 그룹 모회사인 현대기아차와 지금은 계열 분리된 현대백화점, 현대정유, 현대건설 등이 직접적인 당사자들이다. 당장 현대기아차의 경우 1000만 고객들에 대한 고객관계관리(CRM) 구축 사업을 진행중이다. 현대캐피탈로서는 현대기아차 CRM과 연계함으로써 자동차 고객에 대한 타깃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다. 기존 자동차 할부금융에다 새로운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국내 3대 유통업체에 속하는 현대백화점도 잠재력이 엄청난 협력 대상. 현대백화점은 지금까지 220만장에 달하는 카드 발급수를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실사용고객이 150만여명에 달한다. 백화점 매출 중 2조원 가량을 소화하고 있는 카드 고객들은 양적인 규모나 소비수준 등에서 가장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셈. 실제로 그룹사 내부에서 현대캐피탈이 백화점 카드 사업부문을 추가 인수한다는 소문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 점도 이같은 예측을 반증하고 있다.

 백화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대정유와 현대건설도 눈여겨봐야 할 제휴 대상이다. 현대정유의 경우 주유 보너스카드를 상당 물량 발급한 가운데 이미 현대백화점과는 마일리지를 공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기반이 자동차 고객인 점을 감안할 때 현대정유 보너스카드 고객을 집중 발굴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결론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전국 1만여가구에 달하는 잠재 고객층을 갖고 있고, 최근에는 인터넷과 홈오토메이션 등을 결합한 ‘사이버아파트’ 건축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아파트 고객들에게 자사 인터넷 슈퍼마켓 사업을 연계한 인터넷 쇼핑몰 협력사업을 진행중이다. 여기에 현대캐피탈이 금융서비스를 내세워 가세할 경우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잠재 고객층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협력모델은 여전히 현실화하기가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데 현대캐피탈의 고민이 있다. 무엇보다 이제는 다른 집안이 돼 버린 이들 계열사와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그룹 관계자는 “통합마일리지 등을 통해 자동차-백화점-정유-건설을 묶을 경우 기존 신용카드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각사들이 저마다 이해관계를 갖고 움직이는 마당에 이같은 제휴모델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