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L모뎀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ADSL모뎀 자급제가 시장판도 변화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최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한국통신이 사실상 ADSL모뎀의 자급제를 도입한 가운데 정보통신부가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ADSL모뎀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올 4분기부터 모뎀자급제를 전면 시행키로 했으나 시장포화 및 통신사업자의 모뎀임대료 인하 등으로 인해 자급제 도입에 따른 시장활성화 효과는 당초 기대와 달리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지난 6월말 현재 6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장이 이미 성숙기로 접어들어 ADSL모뎀 자급제 도입으로 인한 신규수요 발생효과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또 한국통신의 경우 ADSL모뎀 자급제를 시행하면서 모뎀임대료를 월 5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하, 신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모뎀임대제 방식의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어 자급제 도입으로 인한 시장판도의 변화는 별로 없을 전망이다.
더욱이 모뎀자급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의 모뎀임대 가격 인하경쟁도 촉발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자급제모뎀의 가격메리트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포화 및 모뎀임대료 가격인하와 더불어 모뎀자급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또다른 요인은 ADSL모뎀을 일반소비자가 직접 구매, 설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술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모뎀자급제가 일반소비자에게 빠른속도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DSL모뎀 자급제는 중소 모뎀업체의 판로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분명히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재고물량을 적지 않게 갖고 있는 모뎀업체들이 자급제 도입을 계기로 밀어내기식 판매경쟁에 나설 경우 가격질서가 무너지는 등 ADSL모뎀 업계에 별다른 실익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