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규격 채택 디지털 미디어 등장 의미

 국내 벤처업계가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미디어를 개발한 것은 휴대형 오디오업계는 물론 그동안 불법콘텐츠의 대량유통으로 몸살을 앓아온 음반 및 영화업계에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 관련사들의 모임인 새미디어진흥회와 MP3CD플레이어 업계의 모임인 가칭 MP3CD플레이어산업협회가 각각 선보인 MVD와 MP3CD는 기존의 DVD와 CD의 장점을 그대로 수용하되 8㎝급으로 크기와 용량을 줄이고 대신 압축률이나 콘텐츠의 종류를 다양화해 상품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된다.

 현재 인터넷에는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MP3·WMA·AAC 등 다양한 파일로 만들어진 오디오파일과 최근 개봉작 영화까지 MPEG2 혹은 MPEG4 파일형태로 대량 유통되고 있어 정품 카세트테이프·비디오·CD·DVD 등의 판매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 새로운 규격을 채용한 디지털미디어의 등장은 현재 콘텐츠의 불법 무료유통으로 수익성 유지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음반사 등 콘텐츠업체들에 MP3·MPEG4 등으로 위험에 처한 테이프·CD·DVD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대량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음반사 및 영화사에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유통되고 있는 불법 디지털 콘텐츠에 대항해 음반시장을 유지·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기존 DVD의 경우 DVD타이틀 업체나 플레이어 개발업체들이 개당 수십달러선의 로열티를 물어야 하는 탓에 고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음질과 고화질에도 불구하고 보급확대가 더딘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5.1채널의 DVD오디오도 널리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영화타이틀 정도에 국한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CD의 경우도 소리바다 등 사용자간 MP3 공유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데 별다른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MVD는 미니CD와 동일한 직경 80㎜, 두께 1.2㎜의 디스크로 표준 저장용량은 2.6Gb, 초당 데이터 전송속도는 9.7Mbps로 미디어 자체는 DVD와 동일하지만 DVD와 달리 동영상 포맷을 MPEG2가 아니라 MPEG4 방식을 이용하고 시큐어아이디라는 인증확인솔루션을 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제품과 다른 콘텐츠 기록과 이용방식으로 DVD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DVD 디스크와 플레이어를 이용할 수 있어 로열티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십달러의 로열티를 90% 이상 줄여주면서 뮤직비디오 동영상까지 수용할 수 있고 음반 구입고객에 대한 온라인 지원과 고객관리까지 가능해 새로운 수익원 마련에 골몰해온 휴대형 오디오업계는 물론 음반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영화사들도 최근 초고속망 확대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영화파일의 유통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볼 때 새로운 미디어에 눈길을 돌릴 여지가 크다.

 MP3CD 역시 MP3파일의 온라인 불법유통으로 CD판매량의 급감을 겪고 있는 음반업계로는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일반 음반의 판매가 급감하고 여러 가수의 베스트곡만 모은 편집음반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특정가수의 베스트곡을 MP3파일로 저장하고 가사와 뮤직비디오 및 온라인 부가서비스까지 담아 오디오CD와 패키지로 판매한다는 아이디어는 환영받기에 충분하다는 것.

 새미디어진흥회 한 관계자는 “음반사 등 디지털 콘텐츠 업체들은 인터넷으로 새나가고 있는 디지털미디어를 자신의 수익원으로 끌어안을 방법을 고심중이지만 소비자들의 구매행태에 큰 변화를 주는 혁신적인 방법은 원치 않는다”며 “이번에 새롭게 소개되는 MVD 등은 기존 미디어와 구매행태를 그대로 수용하되 인터넷을 통한 부가서비스와 고객관리까지 가능하므로 디지털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표> 각종 디지털 미디어 비교

 

  디지털 미디어 주체 및 참여업체 장점 단점

 

  오디오CD 필립스·소니 미디어 가격이 싸고 플레이어가 대중화돼 있다 MP3파일 등에 비해 유통가격이 비싸다

 

  MD 소니·파나소닉 음질이 뛰어나고 MP3파일도 저장가능하다 가격이 비싸고 미디어가 대부분 일본곡에 국한돼 있다

 

  DVD DVD포럼 화질과 음질이 뛰어나다 로열티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플레이어 보급이 더디다

 

  슈퍼오디오CD 소니 음질이 뛰어나다 기존 플레이어에서 작동되지 않는다

 

  데이터플레이 삼성전자·데이터플레이·엠피맨닷컴 등 용량(500MB)이 크고 데이터 저장이 용이하다 기존 오디오 플레이어에서 재생되지 않는다

  플래시메모리카드(CFC·SMC·메모리스틱·SD카드 등) 도시바·삼성전자·소니·마쓰시타 등 데이터의 저장과 삭제가 쉽다 복제방지가 어렵고 가격이 비싸며 상호 호환이 안된다

 

  MVD 이고시스템·시큐어미디어·세우정보기술·에이디칩스 등 국내 벤처업계 로열티가 저렴하고 네크워크 연동을 통해 사용자 인증 및 각종 서비스가 가능하며 DVD플레이어에서도 재생된다 미디어의 신뢰성 증명과 음반업계의 지지가 부족하다

 

  MP3CD 레녹스·하빈·제이씨현시스템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고 기존 CD를 이용하므로 CD플레이어에서 재생된다 복제방지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