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 수출구조가 노트북PC로 급격히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컴팩의 프리자리오, IBM의 노트북 일부 기종은 LG전자가 수출한 모델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모델일 정도로 노트북PC 수출은 급격한 상승세다. 독일의 세계적인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IBM·소니·컴팩 등 세계 유수의 PC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화물용 항공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구동용 노트북PC 제품 선정에서 삼성전자의 센스Q를 선정한 바 있다.
◇노트북PC 수출 현황=지난해 노트북PC 수출은 6억4100만달러에 그쳤으나 올해 지난 7월까지 노트북PC 수출은 총 5억22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98%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17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노트북PC 수출의 선봉장으로는 LG전자가 나서고 있으며 그 뒤로 삼성전자·KDS·삼보컴퓨터가 노트북PC 수출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컴팩·IBM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지난해 47만여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 27만대를 수출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 물량으로 40만대를 수주, 올해 작년 대비 50%의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노트북PC 수출비중이 대수 기준으로 지난 1월 6% 수준에서 6월에는 16%로 올라갔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 노트북PC 수출비중을 평균 2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게이트웨이 외에도 다른 해외 메이저업체와 OEM 협상을 진행, 이 협상이 체결될 경우 내년 수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5월부터 일본 자회사인 소텍에 노트북PC 수출을 시작했다. 삼보는 일본 소텍을 통해 초기 월 3만대 규모로 시작해 미국·중국·유럽 등지로 수출지역을 확대해 연말까지 월 5만대 수준으로 노트북PC 수출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KDS도 일본 소텍과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수출 배경=노트북PC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국내 업체들의 지속적인 노트북PC사업 강화와 함께 해외 메이저업체들의 대만 견제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노트북PC의 경우 데스크톱과 달리 설계능력이 요구되는 데다 동시에 여러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오랜 가전제품 개발경험을 갖고 있는 LG나 삼성 등 국내 업체들은 최근 들어 이런 측면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노트북PC 생산기지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LG경제연구소의 나준호 연구원은 “해외 메이저 PC업체가 전세계 노트북PC 생산의 55%를 차지하는 대만에 경계심을 갖고 있는 데다 전문생산업체(EMS)의 물량을 PC전문업체로 이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매력적인 생산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 및 과제=시장조사기관인 IDC가 8월 중순에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노트북PC 비중은 처음으로 20%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2분기에는 24% 선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IDC가 전망한 2005년 수준(25%)에 이미 육박하고 있는 수치다. 특히 올해 데스크톱PC 수요는 감소한 데 비해 노트북PC는 9.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노트북PC 수출 중심의 구조조정은 향후 고성장이 기대되는 노트북PC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노트북PC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노트북PC 1대를 수출할 경우 80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올해는 4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그만큼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IDC코리아의 오현녕 연구원은 “노트북PC도 곧 기술경쟁력보다는 가격경쟁력이 중요시되는 시점이 도래할 것”이라며 “데스크톱PC 수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국내 PC업체들이 대만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 외에는 수익성이 낮은 OEM사업에 치중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자가 브랜드 수출이나 시장개척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올해 PC수출 추이(단위:천달러)
데스크톱PC 노트북PC
1월 83958 63433
2월 87247 74899
3월 173388 80340
4월 82280 52753
5월 65899 72656
6월 106630 110371
7월 48929 67626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