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가 계속될수록 디자인에 투자해야 합니다. 비슷한 기능의 제품이라면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이 팔리거든요.”
퓨전디자인(http://www.fusiondesign.co.kr)의 김형배 대표(40)는 디자인을 도외시하는 중소업체 사장들을 만날 때마다 아연실색한다. 제품이 안 팔리는 이유를 경기불황에서만 찾는 딱한 이들을 볼 때면 한숨까지 나온다. 어디에 내놔도 눈에 띄지 않는 제품, 도저히 돈을 주고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의 주머니가 열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도둑 심보라는 생각이다.
지난 98년 삼성전자의 소형가전 디자인 인력들을 이끌고 분사할 때는 사실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공동대표인 노순창 대표(46) 및 17명의 디자인 인력들과 함께 팀웍을 발휘, 지난해에는 국내 제품디자인업체 중 매출순위 3위를 기록하는 건실한 기업으로 퓨전디자인을 키웠다.
사실 퓨전디자인에는 삼성전자 디자인센터에서 기본기를 확실히 다진 디자이너들이 곳곳에 포진, 튼튼한 기둥역할을 해내고 있다. 김 대표가 디자인작업을, 노 대표가 경영전반을 책임지는 투톱체제도 안정적인 성장에 버팀목이 됐다.
“99년까지는 생활가전 제품을 주로 디자인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서울통신기술의 도어카메라, 모비스의 웹패드, 도원텔레콤의 디지털카메라, 한국웹TV의 세트톱박스 등 정보통신 및 디지털가전 제품쪽으로 분야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퓨전디자인의 제품에 대해서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디자인 의뢰업체에서 더 손댈 곳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마무리가 장점이다.
“지난해 6개 작품이 우수산업디자인에 선정됐고 올해에도 4개 부문이 선정될 만큼 능력과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이테크 분야로 뻗어나갈 겁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