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교육 시장에 주력하던 국산 캐드(CAD)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기업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국산 캐드 소프트웨어는 외산 캐드 소프트웨어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인지도와 성능 면에서 외산제품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산 캐드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러한 점 때문에 기업 시장보다는 대학이나 학원 등의 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를 발굴해 왔다.
그러나 최근 외국 업체들이 국산 업체의 텃밭인 교육용 시장을 겨냥해 저가 제품을 내놓자 국내 업체들의 기업 시장으로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국산 캐드 업체들은 외산 업체와 기업 시장을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인텔리코리아(대표 박승훈)는 제품 무료 배포라는 파격적인 제도를 9월부터 10월말까지 2달간 시행한다. 이 회사가 무료로 배포하는 제품은 90만원 상당의 캐디안 평가판으로 사용기간에 제한이 없으며 상용 제품과 동일한 기능을 갖고 있다.
이 제품은 인텔리코리아 홈페이지(http://www.icad.co.kr)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잠재 고객 여부를 판단하는 내부 심사를 거쳐 무료로 CD롬을 발송해 준다.
이 회사 박승훈 사장은 “지나친 모험이라는 주위 의견도 있지만 보다 많은 기업 고객에 우리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결정했다”며 “제품을 신청한 기업 고객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장기적인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다이나웨어씨지(대표 이홍근)와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최근 건축설계 표준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공동 컨소시엄 구성 제휴를 맺었다. 이번 제휴로 양사 제품의 기술적 장점을 합친 캐드 엔진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두 회사는 서로의 영업망을 공동으로 활용해 기업 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두 회사는 우선 건축 캐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하고 다음달 중에 신규 제품의 이름을 비롯해 소유권 배분 등 세부적인 사항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 도면, 명령어, 사용법 등에 대한 표준규격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품은 3차원을 지원하는 기능을 갖추게 되며 내년 7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와 별도로 온라인으로 필요한 기능을 일정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사용하는 임대 서비스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가 온라인 임대를 해 주는 제품은 범용 캐드 제품인 ‘유니캐드’와 건축용 캐드 제품 ‘유니아크’ 그리고 기계설계 캐드 제품인 ‘유니메크’ 등이다.
이 서비스는 캐드 엔지니어의 인원 변동으로 인한 소프트웨어 구매 부담과 업그레이드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을 해결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건축사 사무소나 중소 기계 업체 등 경기 침체로 인한 신규 투자를 망설이는 기업 고객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