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원천기술부문 대상작 소개-논문명: AC형 PDP 구동시에 발생되는 무효전력 손실을 줄이는 회수 회로(An Energy recovery circuit for AC plasma display panel with serially coupled load capacitance)
서울대 전기·컴퓨터 공학부 황기웅 교수 연구실에서 제안된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용 에너지 회수 회로에 관한 논문은 직류(AC)형 PDP 구동시에 발생되는 무효전력 손실을 LC 공진회로를 사용, 재사용이 가능한 에너지로 회수함으로써 전력 손실을 최소로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무효전력 회수 회로는 AC PDP의 구동 소모 전력을 낮추는데 필수적이며 현재 국내외 대부분의 PDP 제조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존의 웨버(Weber)형 에너지 회수 회로와는 달리 독창적인 아이디어다.
특히 패널이 갖고 있는 내부 정전 용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진회로의 정전용량이 대폭 줄어들어 Q값이 높고 휠씬 정확한 구동 파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뛰어나다.
이는 결국 소비전력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도 안정적이고 정확한 영상 제공이 가능한 PDP 개발을 가능케 한다.
또 이 무효전력 회수 회로는 기존 회로의 회수율이 통상 80% 정도인데 반해 회수율을 92%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데다 전자파장해(EMI) 발생도 대폭 줄이는 등 다방면에서 월등한 특성을 보여준다.
현재 국내 PDP 제조업체들이 갖고 있는 최대 어려움 중 하나는 원천기술 관련 특허보유가 미진한 것이며 현 AC PDP관련 4대 주요 특허중에는 에너지 회로 회수가 포함돼 있다.
더욱이 국내 PDP 제조업체들이 올해 양산 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특허료 공세가 웨버(Weber) 특허의 소유권자인 미국의 일리노이 대학을 필두로 시작되고 있다.
일리노이측에서 요구하는 특허료를 모두 물어야 할 경우에는 국내 업체들은 연 생산량을 40만대로 기준해 에너지 회수 회로의 특허료로 회사당 연간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로열티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따라 황교수팀이 개발한 에너지 회수 회로 기술을 상용화해 국내 PDP 제조업체들이 적용하게 된다면 상당한 기술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황교수팀은 이미 국내 모업체와 풀사이즈 크기에서 기술 실험을 실시,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국내 특허는 확보했고 국제 특허도 출원중이다.
황교수팀은 이를 국내 업체들에 제공해 국산 PDP가 일본제품보다 가격 및 기술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PDP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거의 없었던 80년대 후반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무효전력 회수 회로 연구도 처음에는 결과에 대한 확신도 없었고 연구비 마련이 어려워 몇번이나 중도하차할 뻔했습니다. 5년이나 넘게 걸렸지만 저를 믿고 끝까지 함께 해준 연구실 학생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기초원천기술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황기웅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교수(51)는 공동 수상자인 박사과정 양진호 학생을 비롯, 함께 고생한 학생들이 못내 고맙다. 연구비도 부족하고 자신이 진행하는 연구에 대해 이해해 주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뒷받침해준 학생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수상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황교수는 이번 수상을 통해 그동안 개발해온 기술이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좋은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해 주는
것으로 느껴져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지난 99년 황교수팀이 1차로 완성된 연구 논문을 갖고 국제학술대회에 나갔을 때 일이다. 자신의 발표를 보고 남달리 반응을 보였던 참가자가 있었다. 뒤늦게야 안 일이지만 미국에서 비슷한 기술을 개발중이었던 연구진이었는데 3시간이
넘게 꼬치꼬치 캐묻던 그를 통해 황교수는 자신이 연구중인 기술이 상당히 파급력이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기술개발을 완료해 꼭 상용화시키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 때라고 한다.
PDP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모전력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황교수는 이번 기술을 원하는 국내 업체에 저렴한 기술료만 받고 공급할 생각이다.
황교수는 창업을 통해 직접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 업체들에 산학협동 차원에서 기술지원을 하겠지만 앞으로도 학교에 남아 PDP 관련 기술을 계속 연구하고 싶다고 한다.
지금 개발중인 셀구조를 개선하고 구동회로를 활용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완료하고 해상도를 높이는 고화질 기술 개발도 그가 할 일이다.
“한국 업체들이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1위 PDP업체가 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황교수는 학계 연구진으로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