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등록 심사 자진철회기업 들여다보니…`몸값올리기` `실적부진` 명암

 올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거쳐야 하는 기업들 가운데 ‘자진철회’ 기업들이 발생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이 좋은 업체들은 기업가치를 상향 조정하기 위해, 또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공모가 하락이나 심사에서의 ‘탈락’ 판정을 우려해 예비심사를 자진철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적부진 기업들은 특히 해당 주간사들이 등록 후 주가하락시 시장조성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공모가의 할인을 거세게 요구, 예비심사를 철회하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7, 8월들어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자진 철회한 기업은 총 9개사에 달했다. 이는 올들어 등록을 자진철회한 기업 24개사중 37.8%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회사는 지난 23일 심사를 자진철회한 이모션과 듀오정보. 이들 기업은 상반기 실적이 당초 주간사가 예정한 것보다 월등히 높아 공모가를 상향조정하기 위해 등록시기를 뒤로 늦춘 경우다.

 이모션 관계자는 “주간사인 삼성증권이 추정한 올해 순이익이 17억원 규모였으나 상반기에만 1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예상보다 실적이 호전됐다”며 “이에 따라 주간사와 추가적인 의견 조정을 통해 공모가를 상향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며 예비심사 자진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결혼정보 제공업체인 듀오정보도 상반기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어 기업가치를 높여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시기를 조율하기 위해 일단은 예비심사를 자진철회했다고 밝혔다. 듀오정보는 올해 전체 실적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에 예비심사를 다시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실적부진 때문에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자진철회한 기업도 적지않다. 아비브정보통신은 상반기 실적이 올해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어 현재의 상황에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고 판단, 지난 9일 예비심사를 자진철회했다. 아비브정보통신 관계자는 “통신장비 시장의 침체로 올 상반기 매출이 매우 부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등록을 강행하기보다는 제 값을 받을 만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예비심사를 자진철회했다”고 밝혔다.

 두리정보통신은 지난 6월 주간사와의 공모가에 대한 의견차이가 발생,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가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주간사의 의견을 수용하며 지난 23일 예비심사를 재청구한 경우다.

 한편 7, 8월 예비심사를 자진철회한 기업 가운데 다산전자·광주방송·토탈소프트뱅크 등은 최근 6개월간 특수관계인 지분변동 제한규정에 걸려서, 제이브이메디는 일본기업과의 소송건 등에 의해 예비심사를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