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스폿 애니메이션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스폿 애니메이션은 1분에서 5분의 짧은 시간 동안 하나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애니메이션이다. 통상 어린이 프로그램의 꼭지물로 편성되거나 광고시간대에 수시 편성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코엔터프라이즈·에펙스디지탈·엠지월드·하나로통신 등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스폿 애니메이션을 제작, 방영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등 스폿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코코엔터프라이즈(대표 이동욱)는 6억원을 투자해 1분20초짜리 스폿 애니메이션 ‘실바니아 패밀리’ 120편을 스톱모션 방식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이레에 메인 프로덕션에 하청해 제작하고 있는 이 작품은 11월부터 KBS 어린이 프로그램의 꼭지물로 편성, 방영될 예정이다.
에펙스디지탈(대표 심혁)은 지난해 말부터 5분짜리 3차원(3D) 애니메이션 ‘꼼지’의 제작에 들어갔다. 에펙스디지탈은 총 100편을 제작키로 하고 편당 2000만원씩 총 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작품은 오는 10월 말부터 KBS1 ‘TV유치원 하나둘셋’에 꼭지물로 편성돼 방영될 예정이다.
나래디지탈엔터테인먼트(대표 장민호)는 15억원을 투자해 제작중인 5분짜리 애니메이션 24편 ‘꾸러기 더 키’를 영어버전으로 재녹음 작업을 거친 후 오는 31일부터 EBS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꾸러기 더 키’는 이에 앞서 지난 6월부터 MBC ‘뽀뽀뽀’의 꼭지물로 방영되고 있다.
엠지월드(대표 정창진)는 5분짜리 26편물인 ‘뷰티블 데이즈’을 7억원을 투자해 클레이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다. 또 아동교육용 애니메이션인 ‘우주청소부’(가칭)을 퍼핏 방식의 3분짜리 52편으로 기획하고 있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1분짜리 33편 3D 스폿 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를 제작하고 있다. 16편까지 제작이 완료됐으며 이미 ‘딩가2’의 기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플래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아툰즈(대표 이진희)는 ‘우당탕탕 재동이네’의 EBS 방영을 시작으로 3∼5분짜리 26편, ‘베베스’ ‘출동 미니특공대, 나노캡’ 등 2∼3개 프로젝트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폿 애니메이션 제작이 붐을 이루는 이유로 극장용 장편이나 30분짜리 TV시리즈에 비해 편당 에피소드 단위로 제작되는 스폿 애니메이션이 상대적으로 기획하기 편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TV시리즈에 비해 편수 조정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풀이하고 있다.
에펙스디지탈의 이필두 이사는 “긴 시나리오가 필요없는 에피소드 중심의 5분짜리 스폿 애니메이션은 기획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장르”라며 “스폿의 경우 100편 이상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지도 확보만 가능하다면 26부작 TV시리즈보다 캐릭터 비즈니스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스폿 애니메이션의 경우 방영권료를 거의 받지 못하고 독립편성이 아닌 꼭지물로 편성되는 경우 자체적으로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방영되는 방송사와 대상 프로그램 선정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