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비지니스 엔진 / 유형오 지음 / 테크북 펴냄
최근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PC 및 온라인게임의 경우 매년 2배 이상 급성장하고 있으며 한달동안 수십개의 게임업체가 새로 생기기도 한다.
때문에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게임 제작자들은 하나같이 한국에 부는 게임열풍을 ‘경이적(phenomenal)’이라고 감탄한다. 이런 추세면 머지않아 한국이 아시아지역 ‘게임 메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럼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과연 장밋빛일까.
업계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이 물음에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화려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산업은 심각한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마디로 ‘산업은 호황, 업계는 불황’이라는 것이다. 이는 게임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이 20년전 겪었던 궤적과도 닮아있다.
이 책은 과도기에 접어든 국내 게임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 해법서다. 크게는 우리 게임산업이 어떤 산업 패러다임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가부터 작게는 업체들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해야 하는가에 대해 하나의 묘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장르를 굳이 구분한다면 게임 비즈니스 입문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입문서가 개론이나 실무를 주로 다루는 반면 이 책은 게임 역사를 주요 테마로 하고 있다.
역사학자 E H 카아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듯 저자는 게임산업의 미래도 과거 또는 현재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예비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세계 게임 비즈니스 변천사를 쫓아가다보면 게임산업의 거대한 물줄기를 간파할 수 있는 혜안이 생긴다는 것.
저자는 “게임의 핵심적인 매력은 ‘인터액티비티(상호작용)’에 있다”고 정의한다. 또 “인터액티비티를 체험한 세대는 무엇보다 게임성이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소비할 것”이라며 게임산업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설파한다.
저자는 이런 잠재력을 계속 일깨우고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원천은 보다 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시대별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했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궤적을 쫓아간다.
70년대 미국의 아케이드 게임산업, 80년대 일본의 가정용 콘솔 게임산업, 90년대 인터넷 게임 비즈니스, 2000년대 온오프라인, 유무선 플랫폼간 통합 등 세계 게임산업이 어떤 물줄기를 따라 발전해왔는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미국과 일본의 게임산업이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을 단지 운을 쫓는 사업이 아니라 부단한 연구와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여야 하는 첨단 산업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 마케팅에 성공한 게임과 실패한 사례를 들어 게임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목적지로 가는 길은 수없이 많겠지만 길을 떠나기 전에 지도를 보고 갈 길을 선택한 후 출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며 “게임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숲’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