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아이덴트러스를 잡아라"

 대형 IT업체들이 국제 금융거래 인증 서비스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이덴트러스 지원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썬이 올 상반기부터 아이플래넷 트러스트베이스라는 관련 솔루션을 내놓고 금융권을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데 이어 한국IBM도 최근 본사의 방침에 따라 아이덴트러스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다우기술은 볼티모어와 제휴해 아이덴트러스를 전략 금융 솔루션 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이밖에 몇몇 IT업체들도 국내 PKI 솔루션 업체와 손잡고 아이덴트러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외환·조흥·한빛은행이 아이덴트러스 가입을 확정지었으며 이 가운데 외환·조흥은행은 내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에 돌입하는 등 금융권의 참여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썬 아이플래넷 사업부의 김갑현 부장은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은행들이 아이덴트러스 가입과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IT업체들은 이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솔루션 공급, 아키텍처 제시, 전략 제휴 등 시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솔루션사업부인 아이플래넷(총괄 권영호 상무)은 아이덴트러스 관련 솔루션인 트러스트베이스를 선보이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벌이고 있다. 트러스트베이스는 PKI기반 인증 기능은 물론 비즈니스 트랜잭션 처리 등에서 탁월한 성능을 갖고 있으며 온라인 상의 모든 신용조회를 10초안에 완료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플래넷의 설명이다. 특히 트러스트베이스는 선 본사가 지난 2월 인수한 트러스트베이스사의 자회사인 JCP의 PKI기술과 아이플래넷의 e커머스 기능이 결합돼 금융 전자상거래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썬의 설명이다. 아이플래넷은 장기적인 시장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현재 국내 금융권을 대상으로 활발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IBM(대표 신재철) 역시 아이덴트러스 시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전략 마련에 나섰다. IBM은 아이덴트러스 인증 시스템 자체보다는 그 위에 올라가는 애플리케이션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국내 모 은행과 아이덴트러스 기반의 무역결제 애플리케이션 구축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특히 본사 차원에서 최근 아이덴트러스 전문가로 구성된 글로벌팀을 배치하고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아이덴트러스 인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테스팅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이 분야 전략을 강화함에 따라 큰 힘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사의 웹스피어, DB2 유니버설DB, e서버 시스템 등도 아이덴트러스의 규격과 호환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금융산업 영업본부 홍성일 차장은 “아이덴트러스 인증 솔루션의 경우는 특정 제품을 고집하지 않고 티볼리, 볼티모어, 베리사인 등 다양하게 가져갈 것”이라며 “올해안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우기술(대표 김종환)은 올 하반기부터 금융사업 비중을 크게 높이기로 하고 이 전략의 일환으로 아이덴트러스 전략에 역점을 두고 있다. 다우기술은 밸릭서트사의 PKI 솔루션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과 함께 볼티모어사와도 협력관계를 맺고 솔루션 공급에서부터 SI까지 다각적인 수요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우기술은 지난 23, 24일 제안설명회를 가진 외환·조흥은행 사업자 선정작업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으며 관련업체와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용어설명:아이덴트러스

 지난 99년 ABN암로·BOA(Bank of America)·체이스맨해튼·CITI그룹·도이체방크·바클레이·뱅커스트러스트 등 세계적인 8개 금융기관을 주축으로 설립된 국제 금융거래 인증서비스 연합체로 현재 세계 50여개의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이 기구는 전자무역,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거래 환경에서 공개키기반구조 상의 최상위 인증기관 역할을 하게 되며 기업 등 거래당사자들의 신원·거래내용을 인증하는 국제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