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파이어니어 마이클 더투조스 사망

 팀버너스 리와 함께 웹의 개척자로 추앙받는 마이클 더투조스가 향년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 74년부터 맡아온 MIT산하 컴퓨터과학연구소 소장을 최종 직함으로 갖고 있는 더투조스는 미국 인터넷 업계와 학계에서 폭넓은 역할을 해왔다. 지난 93년에는 웹표준화단체인 W3C 설립의 산파역을 맡은 이래 웹의 독립성 확보 및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웹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팀버너스 리조차 그를 놓고 “(웹에 대해) 자신은 절반쯤 아이디어를 냈고 나머지는 그가 했다”고 설명했을 정도. 그는 특히 ‘기술과 휴머니즘’의 결합을 주장했다.

 ‘끝나지 않은 혁명’이라는 책에서 그는 “컴퓨터를 인간 중심적으로 만들어 마치 자동차나 가전기기처럼 사용하기 쉽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매거진과의 대담에서 “지난 300년간 인간의 가장 큰 잘못은 기술과 휴머니즘을 분리한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가르침 아래 MIT는 시간분할 컴퓨터에서부터 스프레드시트, 암호 등 인간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술의 개발에 주력했다.

 업계에서도 그의 역할은 지대했다. 68년 컴퓨텍을 설립해 컴퓨터 그래픽 디스플레이 터미널을 개발했고 영상회의 솔루션 업체인 픽처텔을 비롯해 보안업체 RSA시큐리티 등 하이테크 기업들의 연구를 지원했다.

 최근에는 MIT 인공지능연구소와 공동으로 컴퓨터를 마치 공기처럼 자유롭게 사용하자는 취지 아래 진행된 ‘옥시전(Oxygen)’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도 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