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체들의 지분법평가손실이 급증하고 있다.
30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566개사 가운데 검토의견 비적정(범위제한), 자본잠식사, 금융업영위법인 등을 제외한 515개사의 반기보고서를 전년동기와 비교, 분석한 결과 지분법평가손실이 38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업체들이 몰려있는 벤처기업의 지분법평가손실은 올 상반기에 4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18%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업체가 가장 많아=IT업체 가운데서는 인터넷업체들의 지분법평가손실이 가장 많았다. 새롬기술은 미국의 다이얼패드커뮤니케이션과 새롬벤처스, 새롬전자 등 자회사의 적자에 따른 지분법평가손실 규모가 116억원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대상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새롬기술 관계자는 “다이얼패드커뮤니케이션 등 자회사들이 사업초기인 데다 IT경기 불황마저 겹쳐 적자를 기록, 지분법평가손실이 컸다”고 말했다.
프리챌홀딩스는 지난 3월 프리챌의 지분 34%를 260억원 가량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200억원의 상각비용 중 100억원과 프리챌의 상반기 순손실 52억원 중 일부가 반영되면서 112억원 규모의 지분법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한글과컴퓨터와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올 상반기에 각각 78억원, 67억원의 지분법평가손실을 봤다. 또 버추얼텍(24억원), 세원텔레콤(20억원), 유성티엔에스(16억원) 등도 지분법평가손실 규모가 컸다. 이들 인터넷업체는 지난해 성장성과 사업시너지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인터넷 관련업체를 중심으로 투자한 게 올 상반기 막대한 지분법평가손실로 이어졌다.
◇재무제표 악화시켜=이같은 지분법평가손실은 IT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재정이 어려운 업체들의 재무제표를 악화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버추얼텍의 경우 올 상반기 25억원 규모의 경상적자 중 24억원 가량이 지분법평가손실이다. 버추얼텍 주식담당자는 “올 상반기에 지분법평가손실만 반영되지 않았다면 경상적자는 1억원 안팎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매직은 경상적자(11억원)보다 지분법평가손실(16억원)이 컸으며 새롬기술, 프리챌홀딩스, 한글과컴퓨터 등은 지분법평가손실이 전체 경상적자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김동준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IT불황의 여파로 실적이 주가평가의 중요한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분법평가손실 규모가 큰 업체들은 주가측면에서 손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을 강구하라=IT업체들도 지분법평가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IT불황의 여파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자투성이인 자회사 등 투자사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모기업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당수 업체들이 투자사의 실적개선을 통해 지분법평가손실을 줄이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새롬기술은 지분법평가손실이 가장 컸던 다이얼패드커뮤니케이션의 수익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프리챌홀딩스도 수익모델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투자사 매각이나 통합 방안도 강구중이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비즈니스 성격이 달라 통합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지분매각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