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GB급 HDD 출시 시기 두고 업체간 이견

 최근 100Gb급 대용량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속속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제품의 본격적인 출시 및 상용화 시기를 놓고 업체에 따라 입장이 다르다.

 맥스터는 지난 7월 100Gb/5400vpm의 맥스터 536DX를 국내 출시했고 웨스턴디지털 역시 총판인 카르마코리아를 통해 이달부터 100Gb/7200vpm급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100Gb급 HDD는 압축 비디오를 100시간까지 저장할 수 있고 MP3의 경우 최대 2만5000개까지 내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씨게이트는 이들 맥스터나 웨스턴디지털과 달리 당분간 100Gb급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이 데이터를 기록하는 은색 원판인 플래터 수를 늘려 용량을 늘린 것이지 플래터의 기록밀도를 높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100Gb급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실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게 씨게이트의 의견이다.

 씨게이트는 시장에서 이제 40Gb급이 주류로 떠오른 상태라 100Gb급에 대한 실수요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또 이런 추세가 200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씨게이트는 현재 최고 80Gb급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맥스터나 웨스턴디지털측의 의견은 다르다. 웨스턴디지털 총판인 카르마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0일께부터 100Gb급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미 판매 수량이 600개를 넘어섰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초고속인터넷의 대중화로 대용량 HDD 수요가 크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업계 한편에서는 100Gb급 대중화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98년까지만 하더라도 2Gb급이 주로 사용되다 불과 3년 만에 몇십배인 40∼60Gb급이 주류로 떠오른 국내 사정을 감안해보면 100Gb급 제품 상용화도 멀지 않았다는 것.

 동영상이나 게임 등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HDD용량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 한계나 적정선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은데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추세로 봤을 때 2003년까지 500∼600Gb급 제품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