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 업계가 올해 경기위축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주실적면에서는 뜻밖의 선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ASP 시장의 주력 애플리케이션인 전사적자원관리(ERP) 분야에서 주요 선두업체들이 올린 올 한해 성적표가 세간의 비관론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ERP를 기업 내부에 개별 구축해주는 소위 ‘인하우스’ 형태와 시스템 구축 및 운영·관리를 전문업체가 대행해주는 ASP 형태로 구분해 볼 때, 올해 ASP 계약실적은 실제로 예상밖의 성적을 올렸다.
오라클의 경우 올들어 자사 ERP를 판매한 고객사는 모두 10개사. 이 가운데 5개 고객사를 협력사인 넥서브(대표 오병기 http://www.nexerve.com)가 ASP 방식으로 확보했다. 올해 오라클 ERP 장사의 절반을 ASP가 소화한 셈이다. ASP 고객사도 오리엔트·페로 등 굵직한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오라클 ERP의 ASP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SAP ERP도 무시못할 성적을 올렸다. 올해 SAP가 인하우스 형태로 공급한 ERP 고객사수는 17개, ASP 방식을 채택한 곳은 8개에 이른다. 전체 25개 신규 고객사 가운데 32%에 육박하는 기업을 ASP가 발굴해 낸 것이다. 역시 BSG(대표 설준희 http://www.bsgglobal.com)나 코인텍(대표 서진구 http://www.kointech.com) 등 ASP 협력사들이 선전한 덕분이다.
국산 ERP의 대표주자인 삼성SDS ‘유니ERP’도 ASP 계약 실적이 두드러진다. 지난 상반기유니ERP 판매사이트는 모두 130곳에 이르고, 이중 16개 고객사가 ASP 방식을 도입했다. ERP 하나만 놓고 볼 때 인하우스 형태의 구축에 비해 ASP 서비스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선두업체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활성화를 시도했던 ASP산업이 경기침체라는 공통된 악재를 만나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ASP ‘비관론’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SDS 김달현 부장은 “이제 갓 출발한 ASP산업을 두고 시장성에 대한 섣부른 평가를 내려서는 안된다”면서 “선두업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공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고객사들의 인식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ASP산업컨소시엄(회장 김홍기)은 최근 73개 회원사들의 지난 상반기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약 372억원의 규모로 지난 한해 동안의 매출 64억원보다 6배 가량 성장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