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한돌 맞츤 LG전자 통합법인 `디지털 LG` 이름값 했다

 

 지난해 LG정보통신과 합병한 통합법인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가 지난 1일로 출범 1주년을 맞았다.

 2000년말 기준으로 자본금 1조원, 자산 11조8800억원, 매출 15조원의 거대기업으로 거듭난 통합법인 LG전자는 지난 1년 동안 합병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디지털 리더’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통합법인 LG전자는 당초 예상대로 연구개발과 마케팅, 디자인 측면에서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올 상반기에만 작년보다 150% 늘어난 500만대 가까운 CDMA단말기를 국내외에 판매하는 등 정보통신 사업부문의 비약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또한 차세대 디지털TV의 총아로 불리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로 60인치 PDP TV를 상품화해 대규모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세계적인 디지털 리더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 당시 ‘디지털 네트워크 LG’라는 비전을 통해 “디지털TV를 중심으로 한 홈 네트워크 분야와 IMT2000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네트워크 분야를 차세대 승부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디지털 리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자홍 부회장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시너지 효과=통합법인 LG전자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했다.

 양사의 연구개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디지털가전과 연계한 복합기능 제품의 개발력을 높여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 것이 그 첫번째 성과다.

 또한 LG전자가 보유한 멀티미디어 응용기술 및 유선 네트워크 기술(USB)과 LG정보통신이 보유한 무선 네트워크 기술(CDMA·GSM)을 활용해 새로운 복합제품을 탄생시킨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 중 하나다.

 기술 시너지 효과를 통해 개발된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무선 복합 AV단말기, 웹브라우저를 적용한 이동단말기, 무선 동영상 WAP브라우징 등 휴대형 복합단말기와 웹비디오폰, 스크린폰 등 인터넷 유선 단말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양사의 합병은 디자인 부문에서도 큰 빛을 발휘했다. 올들어 단말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디자인적인 요소가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양사의 합병은 디지털LG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인지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예컨대 기존에 ‘LG전자’ 하면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가전메이커의 이미지가 굳어져 있었으나 요즘들어 정보통신부문의 단말기 및 시스템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종합 IT기업으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전망=LG전자는 통합법인 출범 당시 오는 2003년 매출 30조원, 경상이익 10%, 부채비율 100%를 창출하는 세계적인 정보가전 및 정보통신 톱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LG전자는 특히 IMT2000 및 GSM 등 신규사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등 정보통신부문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CDMA 단말기사업을 핵으로 한 정보통신부문이 합병 이후 이른 시일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할 경우 합병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행히도 LG전자의 정보통신사업은 합병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국 버라이존과 스프린트 등에 CDMA 단말기 200만대를 수출하는 등 북미를 중심으로 브라질·인도네시아·중국 등지로 수출이 크게 늘어 올 상반기에만 작년동기대비 150%의 수출증가세를 기록했다. LG전자의 해외법인들을 전진기지로 활용해 영업 및 마케팅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결과다.

 이 같은 사례에 비춰볼 때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합병은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라는 게 사내외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먼저 통합법인 LG전자가 세계적인 디지털 리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양사의 조직문화를 말그대로 ‘통합’시키는 데 더욱 주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양사의 합병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져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큰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던 당초의 장밋빛 전망이 빗나간 점도 LG전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물론 세계 경제침체 여파로 국내 증시가 폭락해 LG전자의 주가가 합병 1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LG전자가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란 지적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