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범마을` 실태조사 결과는

 이번 조사는 행자부가 ‘정보화시범마을’로 선정한 지역의 전반적인 특성 및 구조를 파악해 향후 시범마을에 제공할 다양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 등의 선정작업을 하기 위해 전국 18개 마을 3196가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시범마을을 대상으로 △PC보유현황 △정보활용능력 △정보화욕구조사 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예상보다 정보화 환경의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C보유대수 등에서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면서도 농어촌지역은 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정보격차 수준이 예상외로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접근 실태=정보습득을 위한 매체로는 TV와 전화가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터넷은 단지 15.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TV는 전체 3196가구 가운데 2872가구인 89.9%가 활용하고 있으며 전화는 86.8%(2775가구), 인터넷은 15.6%(500가구)에 불과했다. 따라서 향후 정보화시범마을 사업을 통해 보다 많은 수의 주민이 정보습득을 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교육지원 등 보다 다각적인 지원방안이 요구된다.

 ◇PC보급 현황=3196가구 가운데 PC를 보유한 가구는 20.1%인 641가구였으나 이 중 펜티엄Ⅱ·펜티엄Ⅲ 등 비교적 양호한 수준의 컴퓨터를 보유한 가구는 45.4%에 달했다. 486급이나 심지어 386급의 PC를 보유한 가정도 있었으나 소수에 그쳤다. 64MB급 PC는 4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으나 16MB 이하의 PC도 25.8%에 달해 전반적으로 PC나 CPU의 성능에 비해 RAM의 용량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같은 조사는 우리나라 전체의 PC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64∼68%에 이른 것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낮은 수치라는 점에서 정보격차가 심각한 상태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PC 보유가구 중 11%가 2대의 PC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하면 더욱 심각한 상태라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

 ◇PC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정보화시범마을 가운데 컴퓨터를 구입하지 않은 2260가구 중 1008가구인 44.6%는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PC를 구입하지 못했으며 819가구(36.2%)는 구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응답했다. 따라서 PC구입을 위한 재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각종 이익이나 컴퓨터를 사용해야만 하는 필요성 등 정보화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홍보 및 교육 또한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접속방법=컴퓨터를 보유한 가정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은 초고속인터넷망이 전체 조사대상 776가구 가운데 415가구인 53.5%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뎀을 이용한 가구도 22.6%에 달했다. 그러나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경우도 전체의 18.9%인 147가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낮은 보급률뿐만 아니라 인터넷 접속을 위한 환경문제도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440가구 중 34.1%인 150가구는 초고속망이 구축되지 않아서라고 대답해 이의 확대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정보활용 능력=컴퓨터를 이용한 문서작성·인터넷·PC통신·e메일 활용현황은 각각 16.9%(1608명), 18.7%(1782명), 12.2%(1156명), 7.1%(675명)였다. 모두 20% 미만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앞으로는 PC보급과 함께 컴퓨터 활용을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책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 수요=컴퓨터활용교육에 대한 수요조사 결과 인터넷 23.5%, 윈도 등 PC기초에 대한 수요가 22.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컴퓨터교육을 희망하는 시기로는 10∼12월이 50%를 차지했으며 7∼9월이 37.4%인 것으로 조사돼 농사철을 피할 수 있는 기간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용프로그램의 경우는 영농일기·가계부·명함관리 등의 요구가 높았다. 정보화시범마을 콘텐츠로 원하고 있는 것은 주로 가격정보 및 인터넷 쇼핑이 많은 부분(47.5%)을 차지했다. 그러나 향후 6개월 내 컴퓨터 구입에 대한 의사는 전체의 6.6%(212가구)에 불과했다.

 ◇정부대책=정부는 이같은 농어촌지역의 낙후된 정보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보화시범마을 등과 같은 소득과 연계한 정보화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행자부는 농어촌과 도시지역의 정보화격차 원인이 실생활과 연계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정보화시범마을’을 농어촌지역의 정보화거점마을로 육성하는 한편 주민정보화교육에 주력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올해는 모두 21개 지역에 통신인프라(회선비 포함)는 물론 PC·네트워크 구축, 콘텐츠 개발 등에 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해 추진할 계획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